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그레이스케일(Grayscale)의 디지털 대형주 펀드(GDLC)를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로 전환하는 것을 공식 승인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솔라나(SOL), XRP, 카르다노(ADA) 등 주요 암호화폐에 한 번에 분산 투자할 수 있는 새로운 ETF 상품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 이번 결정으로 XRP 같은 개별 알트코인 기반 ETF의 승인 기대감도 한층 고조되고 있다.
그레이스케일 GDLC는 코인데스크 5 지수를 기준으로 구성된 멀티자산 펀드로, 업계 최대 시가총액과 유동성을 가진 5개 암호자산을 추종한다. SEC의 승인은 이러한 암호자산을 포함한 현물 ETF가 점차 제도권으로 진입하고 있다는 강력한 신호로 해석된다.
특히, 나이트 제라시(Nate Geraci) ETF 트렌즈 사장은 최근 SEC의 친(親)암호화폐 태도 변화와 트럼프 대통령의 업계에 대한 공개 지지 등을 근거로 "GDLC ETF 승인은 이제 시간문제"라며 XRP, SOL, ADA 등의 현물 ETF 승인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그는 이번 GDLC 승인을 SEC의 일종의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해석하며, “다음은 XRP, 솔라나, 에이다에 대한 개별 ETF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룸버그 애널리스트 제임스 사이퍼트(James Seyffart)와 에릭 발치우나스(Eric Balchunas)도 이 같은 낙관론에 힘을 보탰다. 이들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XRP와 라이트코인(LTC), 솔라나 기반 ETF가 올해 안에 승인될 가능성을 95%로 상향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국 규제 당국은 지난 5월 XRP 및 도지코인(DOGE) 기반 ETF에 대한 검토 기간을 연장하고 대중 의견을 청취 중이다. 반면, 캐나다는 이미 두 개의 XRP 추종 ETF를 승인하며 선제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3iQ의 XRPQ와 퍼포스 인베스트먼트의 XRPP ETF는 6월부터 거래를 시작했다.
이번 현물 ETF 전환에 따라 GDLC 역시 기존 비트코인 신탁 ETF(GBTC)에 이어 그레이스케일의 두 번째 정식 거래 ETF로 편입된다. 새 ETF는 일일 기준으로 주식을 창출하고 환매할 수 있어, 폐쇄형 펀드 시절에는 해결하지 못했던 프리미엄·할인 차이 문제를 개선하게 될 전망이다. 다만, SEC 제재를 받은 암호자산은 향후 리밸런싱 과정에서 제외될 수 있다.
GDLC ETF는 뉴욕증권거래소 산하 아카(NYSE Arca)와 기술적 조정을 마치는 대로 거래가 시작될 예정이다. 정식 거래일은 조만간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