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채굴자, 100% 넘는 수익에도 보유 지속…장기 상승 신호인가

| 손정환 기자

비트코인(BTC) 채굴자들이 100%가 넘는 수익률에도 불구하고 보유 자산을 매도하지 않고 있어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미국 상장 채굴 기업 마라톤 디지털($MARA)의 경우, 1BTC 생산 단가가 약 5만 1,700달러(약 7,186만 원) 수준이지만, 현재 비트코인 시세는 10만 5,000달러(약 1억 4,595만 원)를 넘어서고 있어 두 배 이상의 수익이 발생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들은 대규모 매도를 하지 않고 있다. 이는 온체인 데이터 분석 플랫폼 크립토퀀트(CryptoQuant)의 최고경영자 주기영이 최근 마라톤 디지털 사례를 언급하며 제기한 의문이다. 주기영은 트위터를 통해 “다수 채굴자들이 거대한 마진에도 불구하고 출금을 최소화하고 있다”며, 이는 단기 시세 변동에 따라 움직이던 과거 트렌드와는 확연히 다르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마라톤 디지털의 2025년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기간 평균 해시레이트 기준으로 산정한 1BTC 채굴 비용은 5만 1,726달러(약 7,189만 원)였다. 이는 이론적 최대 생산 능력이 아니라 실제 가동 중인 채굴기로부터 산출된 수치로, 가격 대비 약 2배의 매출 마진이 발생하고 있음에도 대부분의 채굴자들이 BTC를 매도하지 않고 있다는 점은 이례적인 행보로 읽힌다.

이는 단순한 관망을 넘어 전략적 포지셔닝의 가능성으로도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 △채굴된 BTC를 담보로 활용하는 방식의 금융 전략 △2024년 반감기 이후 강화된 재무 구조 등 복합적인 배경을 원인으로 꼽는다. 특히 마라톤 디지털의 해시레이트는 2023년 6.9EH/s에서 2025년 들어 46.1EH/s까지 급증하는 등 채산성과 효율성 모두에서 개선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수수료 수익과 블록 보상 수익이 급감했던 올해 6월에도 채굴자들은 대규모 출금을 하지 않았다. 크립토퀀트 측은 이러한 움직임이 “단기 이익 실현보단 장기적 참여자 성격을 강화하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이는 채굴 산업 내 거시적 시각 변화와 더불어 시장에 대한 신뢰의 반영일 수 있다는 평가다.

현재 상황에서 채굴자들의 인내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그들의 판단은 비트코인을 ‘단순 상품’이 아닌, ‘미래 자산’으로 간주한다는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채굴 원가와 시장가의 극명한 차이가 존재함에도 이들의 손은 거의 움직이지 않고 있다. 이는 단기적 폭등에 따른 ‘차익 실현’이 아니라, 시장에 대한 ‘장기 신념’이 더 큰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