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 비트코인(BTC) 12조 원 보유…전략리 단독으로 70% 차지

| 손정환 기자

최근 온체인 데이터 분석 업체 크립토퀀트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51개 기업이 비트코인(BTC)을 자산 보유 수단으로 취급하며 총 848,902.2 BTC를 보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현재 시세로 약 12조 9,336억 원(약 93,060,000,000달러)에 달하는 규모다. '비트코인 트레저리 붐'이라 불릴 정도로 전통 기업들이 암호화폐를 기업 자산으로 편입하는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이번 통계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전체 비트코인 보유량 가운데 절반 이상이 단일 기업에 집중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이 중심에는 마이클 세일러(Michael Saylor)가 이끄는 전략리(MicroStrategy)가 있다. 해당 기업은 무려 597,325 BTC(약 9조 1,187억 원)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전체 기업 보유량의 70%에 가까운 수치다. 전략리는 본래 기업용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업체였으나, 비트코인에 집중 투자하는 트레저리 기업으로 변모하며 시장의 강력한 주목을 받고 있다.

전략리 외에도 메타플래닛(Metaplanet), 트웬티원(21), 그리고 최근 설립된 다수의 신생 기업들이 BTC 매수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이 가운데 메타플래닛은 13,350 BTC(약 2,037억 원)를 보유하면서 뒤를 따르고 있으며, 2025년 들어서만 21차례 비트코인을 매입했다. 크립토퀀트는 이 같은 방식이 전략리의 ‘기업 자산을 증권화해 비트코인을 확보하는 모델’을 모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흥미로운 점은 상장사와 투자자들의 인식 변화다. 크립토퀀트는 “비트코인 가격과 함께 전략리(MSTR)의 주가도 연동해 상승하고 있다”며 “일부 투자자들이 전략리 주식을 간접적인 비트코인 투자 수단으로 여긴다”고 밝혔다. 이는 가상자산에 직접 투자하기 어려운 기관이나 일반 투자자들이 비트코인 관련 주식을 ‘대리 투자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다만, 51개 기업 중 10,000 BTC 이상을 보유한 곳은 9개에 불과하며, 대다수 기업은 소량의 비트코인만 취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이후 설립된 비교적 최근 기업 중 5,000 BTC를 넘긴 곳은 두 군데뿐이며, 나머지 86개 기업은 평균 약 500 BTC(약 76억 원) 수준을 보유 중이다.

이처럼 대기업 중심의 편중 현상과 기업별 운용 전략의 차이는 향후 비트코인 수요 전반에 어떤 변화를 불러올지 예의주시할 부분이다. 가상자산 시장이 제도권 금융과 더욱 맞물려 가는 가운데, ‘비트코인 트레저리’는 향후에도 중요한 트렌드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