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베이스, 2,549만 XRP 내부 이체…시장 매도 우려 확산

| 손정환 기자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최근 약 2,549만 XRP(약 803억 원) 규모의 대규모 트랜잭션을 실행하며 XRP 생태계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됐다. 특히 수신처가 거래소 지갑이라는 점에서, 시장 참가자들은 고래 투자자의 매도 신호가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번 트랜잭션은 온체인 모니터링 플랫폼 웨일얼럿(Whale Alert)에 의해 포착됐다. 감지된 이동은 한국시간 7월 3일 저녁에 발생했으며, 익명의 지갑 주소에서 코인베이스 지갑으로 일괄 전송되었다. 통상적으로 수백억 원 규모의 XRP가 거래소로 옮겨질 때는 매도 행위로 간주되기에, 이번 거래도 매도 압력 상승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다만, XRP 관련 전문 트래커 채널 XRPwallets에 따르면, 이번 이체는 일반적인 매도 목적의 송금이 아닌 코인베이스의 내부 지갑 재조정 활동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코인베이스는 지난 2주간 최소 세 차례에 걸쳐 비슷한 규모의 XRP를 콜드월렛 간 분배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건에서도 여러 서브월렛에 388만 XRP씩 균등하게 나눠 전송한 패턴이 반복됐다.

이미 XRP_Liquidity 데이터에 따르면, 코인베이스는 꾸준히 ‘Cold Wallet 108’ 명의로 대량의 XRP를 수집하고 있어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움직임이 유동성 확보를 위한 준비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기관 대상 주문형 유동성(ODL) 서비스를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지금까지 확인된 콜드월렛은 총 45개에 이르며, 나머지 지갑으로도 추후 순차적인 분산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내부 이체가 당장의 XRP 가격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면서도, 주요 거래소의 자산 운용 전략에 따라 향후 시장 유동성이 변화할 여지는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내부 관리 목적일지라도, 대규모 코인 이동은 여전히 시장 심리에 적잖은 파장을 불러올 수 있다. 향후 유사한 사례가 반복된다면 XRP 시장의 단기 변동성 확대 가능성 역시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