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정장 논란…570만 달러 쏠린 폴리마켓 베팅 '결과 불확실'

| 김민준 기자

우크라이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복장이 한 암호화폐 기반 예측 플랫폼에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 6월 24일 네덜란드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담에 참석한 젤렌스키 대통령이 입은 옷이 과연 ‘정장’이었는지를 두고, 폴리마켓(Polymarket) 사용자들 사이에 뜨거운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폴리마켓은 사용자들이 실제 사건에 대해 베팅할 수 있는 크립토 기반의 예측 시장이다. 한 사용자는 5월 22일부터 6월 30일 사이에 젤렌스키가 정장을 입은 모습이 사진이나 영상으로 포착될지를 두고 ‘정장 착용 여부’ 베팅 시장을 개설했다. 예상 외로 이 시장은 570만 달러(약 79억 2,300만 원) 가까운 거래량을 기록하며 큰 관심을 끌었다.

해당 이벤트는 초기에 ‘정장 착용’으로 결론이 났으나, 이후 두 차례에 걸쳐 이의가 제기되면서 최종 결과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폴리마켓은 7월 1일 기준 “신뢰할 만한 보도들 사이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정장을 입었는지에 대한 합의가 없다”고 밝혀, 판단을 미뤘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젤렌스키의 복장을 정장으로 볼 수 있는지를 두고 팽팽한 의견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찬성 측은 해당 복장이 동일한 색감과 천으로 제작돼 격식 있는 인상을 준다며 옷의 재단 방식이나 구체적 디테일은 중요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반면 반대 의견은 젤렌스키가 입은 것이 블랙 셔츠에 비정형 블레이저 재킷으로 보이며, 운동화를 신은 점 또한 전통적인 정장의 기준에서 벗어난다고 평가한다.

폴리마켓의 커뮤니티 계정인 ‘폴리마켓 인텔(Polymarket Intel)’은 그의 복장을 정장으로 분류한 바 있다. 한편, 코인텔레그래프가 생성형 AI 챗GPT에 같은 질문을 했을 때, AI는 해당 복장이 “전통적 의미의 정장은 아니다”라며, 군 스타일의 야상 또는 전술 자켓으로 분류했다.

이 논쟁은 단순한 패션 문제를 넘어 예측 시장에서 ‘사실 기반’ 판별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잘 보여준다. 디지털 시대, 특히 암호화폐를 활용한 베팅 생태계에서는 작은 사건 하나가 수십억 원대의 거래를 촉발할 수 있으며, 그 해석에 따라 손실과 이익이 엇갈릴 수 있다. 이런 현상은 트럼프 대통령 등을 둘러싼 정치적 사건들에서 보듯, 향후 더 자주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