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랩스, BNB에 697억 원 투자…'비트코인 대체' 기업 전략 급부상

| 손정환 기자

중국의 웹3 인프라 기업 나노랩스(Nano Labs)가 바이낸스코인(BNB)에 약 697억 원 규모로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면서 기관 중심의 암호화폐 수요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이번 투자로 나노랩스는 총 7만 4,315개 BNB를 장외 거래를 통해 확보했으며, 궁극적으로는 전체 유통 물량의 최대 10%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거래는 단순한 자산 매입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나노랩스는 해당 매수에 약 5,000만 달러(약 697억 원)를 투입하며, 장기적으로는 최대 10억 달러(약 1조 3,900억 원)를 BNB 확보에 배분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를 위해 최대 5억 달러(약 6,95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 및 프라이빗 플레이스먼트를 통한 자금 조달도 추진 중이다.

나노랩스의 이러한 결정은 전략적 재편의 일환이다. 하드웨어 중심의 기존 사업이 지난해 치명타를 입으며, 2024년 하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9% 감소한 220만 달러(약 30억 5,800만 원)로 급감했고, 같은 기간 순손실은 840만 달러(약 117억 원)에 달했다. 연구개발(R&D) 예산도 62% 줄어든 상황에서, 암호화폐 중심 자산 전략 도입은 생존을 위한 구조조정으로 해석된다.

나노랩스는 BNB를 핵심 금고 자산으로 채택한 첫 미국 상장 기업이라는 점에서도 두드러진다. 이는 기존의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을 중심으로 하는 기업 자산 구성에서 탈피한 드문 사례다.

현재 나노랩스를 포함해 일각에서는 기관의 BNB 수요가 확산되고 있다. 일부 전 헤지펀드 매니저들은 나스닥 상장 껍데기 기업을 통한 BNB 매입을 위해 1억 달러(약 1,390억 원) 규모의 자금 조달을 계획 중이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MicroStrategy)의 비트코인 전략을 벤치마크한 움직임으로, 알트코인을 중심으로 한 자산 포트폴리오 전략이 제도권에서도 계속 확장되고 있다는 신호다.

이러한 수요 급증은 시장에 긍정적 신호로 작용하고 있다. BNB는 현재 659.20달러(약 91만 2,000원) 수준에서 거래되며, 대칭 삼각 패턴 상단 돌파를 모색 중이다. 주요 기술 지표들이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매수세가 이어질 경우 사상 최고치 경신 가능성도 제기된다.

BNB의 사회적 파급력 역시 최근 두 달 사이 최고 수준으로 올라서며 상승세에 탄력을 더하고 있다. 이번 나노랩스의 선택이 또 다른 기관 수요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비트코인 대체제'로서 BNB의 입지가 조용한 반란을 예고하는 가운데, 기업 금고 전략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나는 양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