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가 기관 고객을 위한 제로금리 대출 상품을 선보이며, 유럽 시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와 동시에 아일랜드 중앙은행 출신 고위 관료를 영입해 유럽 내 규제 대응과 전략 수립을 본격화했다.
바이낸스가 새롭게 내놓은 ‘기관용 대출 상품’은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금리가 0%인 대출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 서비스는 VIP 등급이 5 이상인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하며, 최대 4배 레버리지를 활용해 100만~1,000만 달러(약 13억 9,000만~139억 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대출 담보로는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바이낸스코인(BNB), 솔라나(SOL) 등 주요 자산이 인정된다.
이번 상품의 특징은 고객이 바이낸스 내 여러 계정을 연결해 포트폴리오 전반을 담보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일반 대출과 달리 유동성에 대한 유연성이 대폭 강화되며, 대출 자금을 바이낸스 플랫폼 내 마진·선물 거래 등에 곧바로 활용할 수 있다. 특히 고거래량 고객은 특정 조건 충족 시 '0% 금리' 혜택까지 받을 수 있어 고액 기관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옵션으로 부상 중이다.
바이낸스는 이와 함께 유럽 및 영국 지역 전략을 총괄할 신임 대표로 길리언 린치(Gillian Lynch)를 임명했다. 린치는 아일랜드 중앙은행과 암호화폐 거래소 제미니에서 경험을 쌓은 인물로, 규제 기관과의 소통 및 시장 확장 양면에서 전문성을 갖췄다는 평가다.
길리언 린치의 합류에 대해 바이낸스 측은 “우리는 책임감 있는 성장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며 “지역 규제기관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유럽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인사는 글로벌 규제 대응에 있어 정통 금융권 출신 인재 확보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이번 바이낸스의 행보는 최근 글로벌 거래소들이 기관 고객 확대와 규제 준비를 강화하는 흐름과 맞물린다. 특히 유럽은 미미하지만 점진적인 암호화폐 규제 체계가 마련되고 있는 지역으로, 바이낸스로서는 전략적 거점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