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고래, 14년 만에 8만 BTC 이동…87억 달러 충격

| 손정환 기자

비트코인(BTC) 초기 투자자로 추정되는 대형 보유자가 14년 만에 대규모 자산을 이동한 정황이 포착됐다. 해당 주소는 약 8만 BTC(비트코인)를 이동시키며 총 87억 달러(약 1조 2,093억 원) 상당의 시장 충격을 발생시켰다.

온체인 분석 플랫폼 룩온체인(Lookonchain)에 따르면 이 비트코인 고래는 여러 지갑 간의 내부 이동 또는 재배치를 진행했으며, 총 8건의 거래를 통해 회당 1만 BTC를 전송했다. 트랜잭션은 4시간 이내에 집중적으로 발생했고, 해당 BTC는 각기 다른 주소로 분산됐다. 트랜잭션 탐지 플랫폼 웨일얼러트(Whale Alert)도 이를 확인하며, 단일 주체에 의해 조정된 거래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들의 비트코인은 지난 2011년 4월 또는 5월에 각각의 지갑에 입금된 이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움직이지 않았던 자산이었다. 당시 BTC 가격은 약 4달러(약 5,560원) 이하였지만, 이번에 거래된 비트코인은 개당 약 108,000달러(약 1억 5,012만 원) 이상에 해당하는 가치로 평가된다. 이를 기준으로 전체 자산 증가는 약 80억 달러(약 1조 1,120억 원)가 넘는 셈이다.

아직까지 해당 거래의 목적이나 향후 처분 계획에 대해서는 뚜렷한 정보가 없어 시장에 여러 추측을 낳고 있다. 일각에서는 해당 이동이 기관 투자자의 내부 지갑 재정비일 수 있다고 설명하며, 당장 시장에 매도 압력을 줄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암호화폐 분석업체 아캄(Arkham)은 “현재까지의 분석 결과, 이 모든 거래는 단일 기관 투자자로 추정되는 주체에 의해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한 "여전히 시장 지표에 중대한 변동은 나타나지 않고 있으며, BTC 가격은 거래 발생 이후에도 안정세를 유지 중이다"고 덧붙였다.

비트코인 고래의 장기 휴면 지갑 활성화는 시장에 상징적 의미를 부여한다. 이는 블록체인 생태계의 장기적 미래 가능성과 아울러 초기 투자자의 수익 실현 움직임이 현재의 시장 환경과 어떤 상호작용을 일으킬지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