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든 8조 원대 비트코인 이동…코인베이스 임원 '사상 최대 해킹 가능성' 경고

| 김민준 기자

코인베이스 제품 총괄 코너 그로건(Conor Grogan)이 최근 이동된 약 8조 7,940억 원(62억 달러) 규모의 비트코인(BTC)에 대해 ‘사상 최대의 해킹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 비트코인은 지난 14년간 8개의 지갑에 장기 보관돼 있던 것으로, 지난 4일(현지시간) 단일 고래 주소로부터 대규모로 이동되면서 시장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그로건은 5일 자신의 X(구 트위터) 계정을 통해 “만약 이 움직임이 해킹이나 개인키 유출 때문이라면, 이는 인류 역사상 *가장 큰 도난 사건*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며, ‘가능성은 낮지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시나리오’라고 평가했다.

그가 주목한 배경에는 비트코인캐시(BCH)에서 발생한 *의심스러운 사전 거래*가 있다. 주요 이체가 발생하기 전, 고래 지갑 중 하나로부터 BCH 테스트 전송이 확인되었으며, 이는 해당 지갑의 해킹이나 개인키 노출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것이 그로건의 설명이다. 그는 “이미 이 지갑군으로부터 10,000 BTC 단위 이동이 이뤄지기 전, 14시간 전에 BCH 테스트 트랜잭션이 있었고, 그 1시간 뒤 실제 비트코인이 이동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BTC 이체는 총 8개 지갑에서 진행됐으며, 14년간 잠자고 있던 것으로 분석돼 고래 투자자의 전략적 움직임일 가능성도 제기됐다. 하지만 해킹일 경우, 현시점에서 단일 사건으로 가장 큰 규모의 디지털 자산 탈취라는 점에서 심각성과 파장이 어마어마하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규제 완화와 기관 진입 확대 등으로 암호화폐 산업이 빠르게 성장했던 만큼, 보안 위협이 남긴 여파는 더욱 크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가 해킹이라면, 향후 장기 보유자들의 보안 재점검 계기로 작용할 수 있으며, 동일한 방식의 공격 재현 우려도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해당 비트코인들이 정확히 어떤 주체나 경로로 이동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며, 추적 플랫폼 아컴인텔리전스(Arkham Intelligence)를 포함한 여러 분석사들이 본격적인 조사에 들어간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