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이 최근 시장 조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강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온체인 데이터 플랫폼 인투더블록(IntoTheBlock)에 따르면, 현재 전체 비트코인 보유자 가운데 무려 93%가 수익 구간에 머물고 있다. 동시에 비트코인 시가총액은 2조 달러(약 2,780조 원)를 돌파하며 장기 상승 흐름을 견고히 다지고 있다.
코인마켓캡(CoinMarketCap)의 자료에 따르면, 비트코인 시장 점유율은 64%까지 치솟았다. 이 수치는 비트코인의 전체 암호화폐 시장 내 비중을 나타내며, 상대적으로 알트코인보다 강세를 보일 때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시장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투자자들이 ‘디지털 금’으로 불리는 비트코인으로 자산을 이동시키는 현상이 반영된 것이다.
그러나 상승 요인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크립토퀀트(CryptoQuant)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0일간 비트코인의 순수요는 약 89만 5,000BTC 가량 감소했다. 이는 기관투자자의 매수세에도 불구하고 실제 시장 내 자금 유입은 둔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실질적인 수요 감소는 가격 반등의 동력을 약화시켜, 현재 비트코인을 좁은 가격대에서 '박스권 매매'로 몰아넣고 있다.
가격 측면에서 비트코인은 현재 10만 8,081달러(약 1억 5,020만 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단기적으로는 10만 7,000달러(약 1억 4,873만 원)에서 11만 달러(약 1억 5,290만 원) 사이에서 횡보하는 모습이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 증시에서는 S&P500과 나스닥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활황을 보였다. 이는 비트코인 가격이 글로벌 리스크 자산 흐름과는 점차 비동조화(divergence)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현재 시장에서는 개인 투자자의 열기가 다소 식은 반면, 대규모 보유자들, 이른바 ‘고래’들의 활동이 두드러진다. 특히 전략적 비트코인 매입으로 주목받고 있는 스트래티지(Strategy, 구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현재도 자산 포트폴리오에 비트코인을 꾸준히 추가 중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같은 고래 중심의 수급 구조가 향후 가격의 급격한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경고한다.
중기적으로는 시장이 방향성 결정의 갈림길에 서 있는 모양새다. 주간캔들이 중립 구간에서 마무리될 가능성이 큰 가운데, 뚜렷한 수요 반등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10만 달러대에서의 지루한 박스권 흐름이 지속될 전망이다. 이는 암호화폐 시장이 다시 강세장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신규 자금 유입과 함께 소매 투자자들의 활발한 복귀가 필요한 시점임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