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P ETF 승인 확률 7%로 급락…SEC, 본격 승인보다 지침 마련 집중

| 손정환 기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XRP 현물 기반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에 속도를 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SEC는 현재 암호화폐 현물 ETF 승인 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한 지침 마련에 집중하고 있으며, 관련 ETF들이 조기에 승인될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예상 외로 느린 심사로 인해 XRP ETF 승인 가능성은 급격히 낮아졌다. 예측 시장 폴리마켓(Polymarket)에 따르면, 7월 31일까지 XRP 현물 ETF가 승인될 확률은 불과 7%로 떨어진 상태다. 이는 이달 초만 해도 32%, 4월에는 50%에 달했던 점을 감안하면 크게 위축된 수치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흐름이 규제 불확실성과 절차적 지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SEC는 이달 초 총 12페이지 분량의 1차 가이던스를 배포했다. 이 문서는 ETF 관련 공시 요건을 명시한 것으로, 시장 참여자들에게 제도화의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비트와이즈(Bitwise)의 매트 호건(Matt Hougan)은 “이같은 가이던스의 존재 자체가 암호화폐 ETF가 주류 금융 생태계로 진입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핵심은 아직 공개되지 않은 2차 지침에 달려 있다. 이 문서는 현행 19b-4 서류 제출 절차를 대체할 새로운 상장 기준을 담을 예정이며, 이 지침이 나오기 전까지는 어떤 암호화폐 ETF도 승인되기 어렵다는 것이 시장의 중론이다. SEC는 내부 논의를 이어가고 있으며, 2차 지침은 이르면 가을에야 최종 시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솔라나(SOL) 기반 ETF가 최초 승인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출시된 스테이킹 기반 솔라나 ETF가 ‘크립토 ETF 썸머’ 개막을 알리는 신호로 여겨졌지만, 이번 SEC 분위기를 보면 그에 대한 기대도 시들어지는 모양새다.

XRP는 현재 다양한 제도적 진입을 시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규제 당국의 엄격한 접근 방식과 불확실한 행정 절차에 따라 전망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XRP ETF를 기대했던 투자자들에게는 다소 차가운 소식이지만, 전체 시장에 있어서는 제도화를 향한 ‘체계적인 진전’으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