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 디지털, 비트코인 전량 매도 후 이더리움 '올인'…보유량 10만 개 돌파

| 손정환 기자

나스닥 상장사 ‘비트 디지털(Bit Digital)’이 비트코인(BTC) 보유량을 전면 청산하고 이더리움(ETH)에 ‘올인’하는 전략으로 급선회했다. 해당 기업은 현재까지 보유한 이더리움만 약 100,603개에 달하며, 공시를 통해 앞으로도 공격적으로 ETH 매집에 나설 뜻을 분명히 했다.

비트 디지털은 최근 280개의 비트코인을 전량 매도하고 그 수익금과 별도로 모집한 1억 7,200만 달러(약 2,393억 원)의 공모 자금을 전액 이더리움 매입에 투입했다. 기존 보유량이었던 2만 4,000 ETH에서 단숨에 4배 이상으로 확대된 셈이다. 이에 따라 비트 디지털은 상장 법인 중 손꼽히는 대규모 ETH 보유기업으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비트 디지털의 최고경영자 사무엘 타바르(Sam Tabar)는 이번 결정을 단순한 투자 수단이 아닌, *장기적인 블록체인 자산 전략*의 일환이라면서 이더리움의 스마트 컨트랙트 기능과 스테이킹 수익, 실사용 사례 확대 등을 평가 근거로 들었다. 그는 “ETH는 신금융 시스템의 기반이 될 잠재력이 있다”며 “우리 회사는 ETH 자산 최상위 보유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비트 디지털의 주가는 발표 직후 하루 만에 18% 가까이 급등하며 3.48달러(약 4,837원)를 기록했고, 최근 일주일간 약 73% 상승했다. 업계뿐 아니라 투자 시장 전반에서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비트 디지털의 이 같은 ‘이더리움 트레저리’ 전략은 업계 전반에도 파장을 미치고 있다. 마찬가지로 비트코인 중심 운영을 하던 비트마인 이머전 테크놀로지스도 최근 사모 형태로 2억 5,000만 달러(약 3,475억 원)를 확보해 ETH 중심 자산 운용 전략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여기에 샤프링크 게이밍은 무려 17만 6,000 ETH를 4억 6,300만 달러(약 6,434억 원)에 매입하며 현재까지 가장 많은 이더리움을 보유한 상장사로 부상했다.

최근 ETH 가격도 이 같은 대규모 매입 소식과 맞물려 상승세를 타고 있다. 현재 가격은 2,550달러(약 354만 원) 수준까지 올라 있으며, 매수세가 지속된다면 2,650~2,800달러(약 368만~389만 원)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2,580달러(약 358만 원) 선에서 저항이 형성되고 있어 단기적인 등락 폭은 여전히 유동적이다.

이처럼 변동성이 큰 시장 내에서도 단기간 이익 대신 장기적 가치를 기반으로 자산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는 움직임은 주목할 만하다. 비트 디지털이 추진하는 이더리움 집중 전략이 향후 더 많은 기업들의 전략적 리밸런싱을 유도할 수 있을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