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M2 증가 속 비트코인($BTC) 상승 기대 vs 회의론…시장 엇갈린 전망

| 손정환 기자

최근 글로벌 및 미국의 통화 공급량(M2)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증가하면서, 이를 비트코인(BTC) 상승장의 신호로 해석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분석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일반적으로 시중에 돈이 더 많이 풀릴수록 암호화폐 같은 고위험 자산에 자금이 유입되는 경향이 있지만, 현재의 시장 흐름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암호화폐 인플루언서 라크 데이비스(Lark Davis)는 비트코인이 M2 증가율의 100일 지연 추세와 일치하고 있으며, 곧 패러볼릭(기하급수적) 상승이 시작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향후 몇 달 내 비트코인이 25만 달러(약 3억 4,750만 원)에 도달할 수도 있다고 예측했지만, 현재로서는 자산 가격이 M2의 증가 속도에 뒤처지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이는 과거에도 장기적 관점에서 종종 반복된 흐름이다.

한편, 미국의 M2 통화 공급량은 올해 5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한 21조 9,400억 달러(약 3,049조 6,600억 원)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 수치는 팬데믹 직후였던 2020년 3월부터 5년간 무려 37%나 급증한 셈이다. 7월 기준 미국의 M2 공급량은 22조 달러(약 3,058조 원)를 상회한 것으로 추정된다. 글로벌 M2 공급량도 93조 7,000억 달러(약 1경 3,041조 3,000억 원)에 도달해 연간 7.45%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암호화폐 애널리스트 크립토 아우리스(Crypto Auris)는 이러한 유동성 흐름을 근거로 비트코인의 중장기 목표치를 17만 달러(약 2억 3,630만 원)로 제시했다. 특히 미국,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BOJ), 중국인민은행(PBOC) 등 4대 중앙은행의 통화를 합산한 수치를 근거로 유동성 장세가 비트코인에 추가 상승 동력을 제공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나 모든 분석가가 이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금융 전문 미디어 프로토스(Protos)는 M2와 비트코인 간의 상관관계가 시간축 설정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며, 이 이론을 반박했다. 단기 차트에서는 상관관계가 있어 보이지만, 2019년 이후로 시야를 넓히면 M2는 2022년에도 고점을 형성했지만 비트코인은 FTX 붕괴 여파로 폭락했다. 프로토스는 총통화량은 비트코인 구매를 위한 유동성을 직접적으로 측정하지 않으며, M2는 결국 모든 가격의 지표가 되는 ‘분모’에 해당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시장에 추가 영향을 미친 정치적 변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시아 국가들과의 관세 협상 마감 시한을 앞두고 일본, 한국, 태국, 인도네시아 등 주요국에 협상 미체결을 알리는 공식 서한을 발송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암호화폐 시장은 8일 일제히 후퇴했다. 당초 협상 결과가 긍정적일 경우 비트코인 단기 반등이 기대됐지만, 현실은 다르게 전개됐다.

결국, M2 증가가 비트코인 상승의 신호탄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해선 뚜렷한 결론이 나기 힘든 상태다. 유동성 확대는 분명 잠재적인 가격 상승 요인이 될 수 있지만, 정치·시장 구조적 변수와 투자 심리에 따라 그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관찰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