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호스킨슨, 엘살바도르 암호화폐 사업 불참 이유 공개…'美 제재 위반 우려'

| 손정환 기자

카르다노(Cardano) 창립자인 찰스 호스킨슨(Charles Hoskinson)이 엘살바도르 정부가 추진했던 암호화폐 도입 계획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한 배경을 공개했다. 그는 엘살바도르가 2021년에 계획한 암호화폐 보급 방식이 미국 재무부 제재를 위반할 수 있는 위험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최근 팟캐스트 ‘쇼운 라이언 쇼(The Shawn Ryan Show)’에 출연한 그는 엘살바도르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과의 일주일 간의 협상 과정에서, 정부가 국민 전체에게 암호화폐를 **에어드롭**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문제는 해당 계획이 국제 범죄조직으로 지정된 갱단 MS-13의 구성원들에게도 자금이 전달될 수 있다는 점이었다. 호스킨슨은 “MS-13은 미국 해외자산통제국(OFAC)에 의해 테러조직으로 분류돼 있어, 미국 기업이 이들과 직간접적으로도 거래를 하는 것은 불법”이라며, “이런 방식의 암호화폐 배포는 미국 제재를 정면으로 어길 수 있는 사안이었다”고 설명했다.

호스킨슨은 당시 엘살바도르 정부의 혼란스러운 조직 문화를 비판하며, 회의에서 정책방향이나 기술 구현 계획을 물었을 때, 관계자들이 ‘페이스북에 올라오는 대통령 메시지를 참고한다’는 수준의 답변을 했다고 회상했다. 특히 한 에너지부 장관은 “우리의 운명은 마그마의 힘에 달려 있다”며, 화산 에너지 기반의 비트코인(BTC) 채굴 인프라 구축 계획을 내세우기도 했다.

결국 호스킨슨은 미국 당국과의 협의도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엘살바도르 정부와의 협력을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는 부켈레 정부를 사실상 적대시하는 입장이었고, 그들과의 소통 자체가 불가능했다”며 “일주일 만에 이 프로젝트에서 손을 뗐다”고 말했다.

엘살바도르는 이후 계획을 강행해 비트코인을 법정 통화로 채택했고, 정부가 직접 운영하는 ‘치보(Chivo)’ 전자지갑도 출시했다. 현재 엘살바도르 정부는 비트코인 6,230개를 보유하고 있으며, 시세 기준 가치로는 약 6억 7,900만 달러(약 9,443억 원)에 달한다.

호스킨슨은 “이 조치는 국제통화기금(IMF)은 물론 각국 규제기관들로 하여금 비트코인을 공식 통화로 처음으로 인식하게 만든 결정적 계기였다”고 평가했다.

한편 호스킨슨의 이같은 주장은 커뮤니티 내에서 의문과 비판을 불러왔다. 비트코인 지지자인 코리 베이츠(Cory Bates)는 “이야기가 사실이라기엔 너무 극적이다”라며 의심을 나타냈고, 가명을 사용하는 분석가 더 비트코인 테라피스트(The Bitcoin Therapist)는 “지금까지 들은 이야기 중 가장 황당하다”고 일갈했다.

엘살바도르 정부와 미국 당국은 이번 주장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황이다.

한편, 카르다노의 네이티브 토큰인 에이다(ADA)는 최근 7일간 2% 상승해 약 0.5768달러(약 802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같은 기간 대부분의 암호화폐보다 소폭 우위의 흐름을 보였다. 다만 여전히 2021년 9월 기록한 사상 최고가 3.09달러(약 4,295원)와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