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상장사 메타플래닛(MetaPlanet)이 비트코인(BTC)을 핵심 자산으로 삼은 전략의 두 번째 단계에 돌입했다. 단순 보유를 넘어, 이제는 비트코인을 담보로 활용해 수익성 높은 기업 인수를 추진하며 공격적인 확장에 나선 것이다.
지난주 메타플래닛은 2,205 BTC를 추가 매입, 총 보유량을 15,555 BTC로 늘렸고 이는 현재 시세 기준 약 2조 3,288억 원(17억 달러) 상당에 달한다. 이 수치는 북미 외 지역 기업 중 최대 규모로, 메타플래닛은 사실상 아시아 최대의 비트코인 보유 상장사로 자리매김했다.
사이먼 게로비치(Simon Gerovich) 최고경영자(CEO)는 메타플래닛의 전략을 "비트코인의 금융 자산화"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주식이나 국채처럼, 비트코인을 은행에 예치해 담보 대출을 받는 방식이 2단계 전략의 핵심"이라며 "이를 통해 현금창출이 가능한 사업체를 인수하고 실질적 자산 기반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메타플래닛은 제2단계로의 전환을 계기로 단순한 '비트코인 보유 장부'에서 탈피해 실체 있는 기업 가치 창출로 나아가고 있다. 게로비치 CEO는 중장기 목표로 오는 2027년까지 총 21만 BTC 확보를 제시했으며, 이를 위한 적극적인 매수와 자금조달 전략을 동시에 병행할 계획이다.
회사는 이미 채권 발행 및 신주인수권 공모를 통해 자금을 조달한 바 있으며, 비트코인을 수단으로 빠르게 기회를 선점해 '비트코인 기반 투자기업'이라는 새로운 모델을 구축 중이다. 다만 아직까지 비트코인을 담보로 한 전통금융권 대출 관행은 일반적이지 않다는 점에서, 메타플래닛의 도전은 매우 선도적이라는 평가가 뒤따른다.
게로비치 CEO는 "비트코인의 공급이 갈수록 희소해지는 만큼, 지금이 대량 확보를 통해 전략적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시점"이라며 "4~6년의 1단계 축적기를 거쳐 본격적인 자산 증식 단계에 도달할 것"이라 전망했다.
메타플래닛의 파격 행보는 단순한 기업 투자전략을 넘어 비트코인이 전통 금융 시스템 속에서 어떻게 활용 가능한 자산으로 진화할 수 있는지를 실험하는 리트머스 시험대가 되고 있다. 향후 시장 반응과 제도권의 수용 여부에 따라, 메타플래닛의 모델은 글로벌 기업들의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잡을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