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상장사 CEO, 연봉 전액 비트코인(BTC)으로 수령…경영 책임과 주주 이익 '일치 전략'

| 손정환 기자

일본 상장사 리믹스포인트(Remixpoint)가 자사 대표이자 CEO인 다카하시 요시히코의 연봉 전액을 비트코인(BTC)으로 지급하기로 결정해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이는 일본 내 상장사 중 처음으로, 기업 경영과 주주의 이해를 일치시키겠다는 전략 변화의 일환이다.

리믹스포인트는 “주가가 비트코인 가격과 유사한 궤적으로 움직이는 점을 고려할 때, CEO에게 비트코인으로 보수 지급하는 방식은 경영진과 주주가 동일한 경제적 위험과 보상을 공유할 수 있게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주주총회에서도 주주들은 “경영진이 주주 관점에서 회사 결정을 내려야 한다”며 보다 밀접한 이해관계를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일본 상장사의 내부자 거래 규제 등으로 인해 CEO가 자사 주식을 매입하거나 보유하기에는 법적 제약이 많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리믹스포인트는 암호화폐 보상을 통해 실질적으로 주주와 경제적 이해를 공유하는 구조를 구축하게 된 것이다. 지급 방식은 법적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일본 엔화로 지급한 후, 동일한 금액만큼의 비트코인을 시세에 따라 환산해 CEO 본인의 지갑에 이체하는 형태다.

이런 방식은 단순한 급여 구조의 변경을 넘어, 암호화폐를 기반으로 한 차세대 재무전략 실험이라는 점에서 주목도가 높다. 다카하시 CEO는 이번 결정에 대해 “주주와 같은 배를 탔다”는 의지를 표현하며, 주주 중심의 기업 경영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책임 있는 방식으로 기업 가치를 상승시키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디지털 자산을 중심으로 한 재무 및 투자 전략을 지속 개발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리믹스포인트의 행보는 일본 기업들 사이에 확산되고 있는 비트코인 도입 움직임과도 궤를 같이 한다. 최근 게임사 구미(Gumi)는 비트코인을 포함한 추첨 이벤트를 신규 주주 대상으로 발표했고, 밸류 크리에이션, 메타플래닛, SBC메디컬그룹 등도 자산 일부를 비트코인으로 전환한 바 있다.

이번 결정은 단순한 화제성 이슈를 넘어, 기존 금융 시스템 밖에서 암호화폐를 핵심 경영 요소로 도입하려는 기업들의 실험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