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가격이 10만 9,000달러(약 1억 5,151만 원)를 돌파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미 연준(Fed)을 향해 역사상 최대 폭의 기준금리 인하를 촉구하면서 금융 시장에 전방위적인 파장이 예상된다. 트럼프는 올해 들어 수차례 금리 인하를 요구해 왔지만, 이번에는 3%포인트라는 이례적인 수준의 인하안을 제안하며 발언 수위를 대폭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고금리가 미국 경제 전반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미국 정부의 연간 부채 이자 비용이 1조 2,000억 달러(약 1,668조 원)에 달한다고 지적하며, 매일 약 33억 달러(약 4조 5,870억 원)를 이자 상환에 써야 한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연준이 금리를 3%포인트 인하할 경우 연간 최대 3,600억 달러(약 500조 4,000억 원)의 이자 지출을 절감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부채가 동일하게 이자 인하의 혜택을 받지는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 시장 리서치 기관 코베이시 레터(Kobeissi Letter)는 미국의 공공 부채 약 2조 9,000억 달러(약 4,031조 원)에 대해 3%포인트 금리를 내릴 경우, 이론상 8,700억 달러(약 1,209조 3,000억 원)의 절감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모든 부채가 즉시 재조정되지는 않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첫 해에는 약 1,740억 달러(약 241조 9,000억 원) 규모의 절감만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처럼 대규모 금리 인하는 단기적으로 위험 자산에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이라는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의견도 있다. 2020년 3월 연준이 1%포인트 금리를 인하했을 당시처럼 주식 시장이 급등할 수 있지만, 경제 성장률이 이미 3.8%를 초과하는 현 시점에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다시 5%를 넘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주택시장에도 민감한 반응이 예상된다. 현재 7% 수준인 모기지 금리가 4% 안팎으로 하락할 경우, 이미 2020년 이후 50% 넘게 오른 주택 가격이 추가로 25%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 인하는 매수 수요를 자극하고 자산 가격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
암호화폐 시장도 즉각 반응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 하루 만에 약 1% 상승해 11만 달러(약 1억 5,290만 원)선에 근접했다. 금리 하락 기대감이 커지며 비트코인을 포함한 고위험 자산에 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가 실현된다면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시장 전반에 긍정적인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