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 고래, 3,144억 원치 $ETH 바이낸스로 이체…단기 하락 신호 되나

| 손정환 기자

이더리움(ETH) 고래 투자자들이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로 대규모 자금을 이동시키며 시장에 미묘한 신호를 보내고 있다. 온체인 데이터 분석 플랫폼 웨일얼럿(Whale Alert)에 따르면, 7월 9일 85,000 ETH(약 3,144억 원)가 디파이 플랫폼에서 바이낸스(Binance)로 이동했다. 이 같은 거액 이체는 해당 시점 ETH 가격이 2,662.83달러(약 370만 원)였음을 고려할 때 단일 전송 기준으로는 하루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

특히 이번 전송은 네트워크 수수료가 단 0.000533 ETH(약 200원) 수준으로 집행됐으며, 이는 이더리움 블록체인의 효율성을 방증한다. 전송자는 아비트럼(Arbitrum) 네트워크의 지갑 주소로부터 바이낸스 입금 주소로 직접 자금을 옮긴 것으로 확인됐다. 이렇게 레이어2 네트워크에서 중앙화 거래소로 자금이 이동할 경우 통상 매도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과거 유사 패턴을 분석해 보면, 대량의 이더리움이 거래소로 쏠릴 때는 이더리움 가격이 하락세로 전환되는 일이 잦았다. 이번 이체 역시 마켓 전반이 상승 흐름을 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도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경계심이 고조되고 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를 단순한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이나 장외거래(OTC)의 일환으로 해석하며, 필연적인 하락 신호로 보기는 이르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우려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이더리움은 이날 3.62% 상승하며 시장의 긍정적인 흐름을 유지했다. 코인마켓캡(CoinMarketCap)의 집계에 따르면 7월 9일 기준 ETH는 2,655.06달러(약 369만 원)에 거래 중이며, 24시간 거래량은 무려 212억 4,000만 달러(약 29조 5,236억 원)에 달해 전일 대비 29.43% 급증한 수치를 기록했다.

거래량의 급증과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규모 이동이 단기적 하락 촉발 요인이 될지를 두고 시장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투자자들은 향후 추가적인 온체인 움직임과 거래량 변화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