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가격이 트럼프 대통령의 역대급 금리 인하 요구에 힘입어 11만 달러(약 1억 5,290만 원) 선에 근접했다. 이는 전일 대비 약 1% 상승한 수치로, 금리 인하 전망이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하며 투자자들을 다시 암호화폐 시장으로 끌어들이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가 지나치게 높다며, 이례적으로 기준금리를 한 번에 3%포인트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2020년 3월 팬데믹 당시 단행된 1%포인트 인하 조치의 세 배 규모로, 미국 역사상 가장 큰 금리 인하 요구에 해당한다.
트럼프는 높은 금리가 미국 정부의 이자 부담을 가중시킨다고 지적했다. 분석 매체 코베이지레터(The Kobeissi Letter)에 따르면, 현재 미국은 하루에만 33억 달러(약 4조 5,870억 원)에 달하는 이자를 지출하고 있다. 이에 대해 트럼프 측은 기준금리를 3%포인트 인하할 경우 연간 3,600억 달러(약 50조 400억 원)의 재정 이익이 발생할 것이라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전망이 현실화되기 어렵다고 본다. 전체 국채 가운데 약 20%만이 단기간 내 재융자를 통해 이자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르면 연 1740억 달러(약 24조 1,860억 원) 절감 정도가 현실적인 범위라고 분석된다.
한편, 금리 대폭 인하 시 인플레이션 우려도 제기된다. 현재 미국 경제는 전년 대비 3.8% 성장 중이며, 이런 상황에서의 급격한 금리 인하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을 5%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동시에 2020년 이후 50% 이상 오른 미 주택 시장의 가격도 추가로 25% 이상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암호화폐 투자자들에게는 호재로 작용했다. 국채 이율 하락과 시중 유동성 확대가 투자 심리를 개선시키면서, 비트코인을 포함한 위험 자산에 타격보다는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의 급등은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변화가 미치는 영향력을 다시 한 번 보여준다. 트럼프의 정책 발언 하나가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을 움직이는 트리거로 작용하며, 향후 미국 경제정책이 시장에 어떤 파장을 불러올지에 대한 경계심도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