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X, 中 국적 채권자 지급 보류 시도에 제동…300명 대상 집단 이의제기

| 김민준 기자

싱가포르에 거주 중인 중국 국적의 채권자가 파산 절차를 진행 중인 FTX 측의 지급 보류 요청에 대해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했다. 이는 관할 지역의 암호화폐 거래 제한을 이유로 해당 지역 채권자에 대한 변제 절차를 일시 중단하려는 FTX 재단의 움직임에 제동을 건 사례다.

법원에 제출된 서류에 따르면, 채권자인 지웨이웨이(Weiwei Ji)는 본인이 싱가포르에서 거주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FTX 측에서 중국 여권을 보유했다는 이유로 ‘중국 채권자’로 분류되었고, 이에 따라 지급 중단 대상에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이의 제기가 개인뿐 아니라 유사한 처지에 놓인 300명이 넘는 중국 채권자들의 집단적 문제 제기를 대변한 것임을 강조했다.

지웨이웨이는 이의 제기 문서를 통해 “중국 정부의 암호화폐 규제로 인해 단지 국적이 중국이라는 이유만으로 지급 절차에서 배제되는 것은 부당하다”며, 이는 FTX 측의 차별적 조치이며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일부 채권자들은 싱가포르, 홍콩, 말레이시아 등 암호화폐 규제가 비교적 느슨한 국가에 거주하고 있지만 여전히 동일한 기준 적용을 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번 대응은 글로벌 채권자들의 이해 충돌이 본격화되는 것으로, 향후 FTX 파산 절차와 채권 회수 극도의 복잡성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 지지 성향이 강한 미국 내 일부 투자자들은 채무 분배 과정에서 자국 채권자 우선 원칙을 압박하는 반면, 아시아권 채권자들은 형평성에 기반한 배분을 요구하고 있어 주목된다.

한편, FTX 측은 지급 정지 요청을 통해 규제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하려 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법원의 판단에 따라 이 조치가 번복될 경우, 중국 국적 채권자들을 포함한 광범위한 국제 채무자들의 상환 가능성은 다시 열릴 수 있다. 향후 변제 대상의 구체적 범위와 기준을 둘러싼 법정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