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가격이 9일, 글로벌 거래소 바이낸스를 중심으로 사상 최고가인 11만 2,000달러(약 1억 5,568만 원)를 돌파하며 또 한 번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는 종전 최고가였던 5월 22일의 11만 1,814달러(약 1억 5,547만 원)를 넘긴 수치로, 전일 대비 2%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비트코인의 급등세가 오는 ‘2025 알트코인 강세장(Altseason)’의 신호탄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인마켓캡(CoinMarketCap)에 따르면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은 이번 급등으로 2조 2,000억 달러(약 3,058조 원)를 넘어서면서,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사우디 아람코, 아마존에 이어 전 세계 자산 순위 5위에 올랐다. 특히, 알파벳(구글)의 시총인 2조 1,500억 달러(약 2,985조 원)를 제친 점은 가파른 기관 수요와 신뢰 회복의 상징으로 해석된다.
이번 상승 배경에는 기관 투자자들의 견고한 수요와 함께 최근 미국 규제 환경이 명확해진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대표적으로 블랙록(BlackRock), 피델리티(Fidelity) 등 대형 자산운용사가 출시한 비트코인 현물 ETF에는 최근 4개월간 130억 달러(약 18조 700억 원) 이상의 순자금 유입이 있었고, 이는 비트코인의 내재 가치에 대한 재평가로 이어졌다.
센티먼트(Santiment)의 온체인 데이터에 따르면 공유 투자자들 사이의 ‘공포(FUD)’가 지속된 가운데, 고래 투자자들의 매집이 두드러지며 시장의 매수 압력이 증폭됐다. 또 미국의 관세 전쟁 재개와 지정학적 갈등 심화 등 외부 변수도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하며 BTC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비트코인의 강세는 전체 암호화폐 시장에도 강한 파급력을 미쳤다. 이더리움(ETH), XRP, 솔라나(SOL) 등 주요 알트코인이 동반 상승하며 알트코인 시장도 활기를 띠는 모습이다. 최근 24시간 동안 약 4억 9,600만 달러(약 6,894억 원) 규모의 숏포지션이 청산되면서, 쇼트 스퀴즈 가능성도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이는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는 또 다른 요소이기도 하다.
블룸버그의 ETF·암호화폐 전문 기자인 제임스 세이퍼트(James Seyffart)는 “이번 가격 급등은 2025년 알트시즌이 본격 개화하는 신호일 수 있다”며, “대규모 자금 유입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중장기적으로도 긍정적인 흐름이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이번 비트코인 상승이 일시적 랠리에 그칠지, 아니면 진정한 대세 상승장의 시작이 될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시가총액 5위권 진입과 시장 심리 변화라는 측면에서, 암호화폐 시장의 한 획을 긋는 전환점이 될 가능성은 충분히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