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11만 7,000달러 돌파…46억 달러 옵션 만기 앞둔 강세 랠리

| 손정환 기자

비트코인(BTC) 옵션 계약의 대규모 만기일을 앞두고 암호화폐 시장이 다시 한번 강한 랠리에 나서고 있다. 지난 밤 비트코인은 11만 7,000달러(약 1억 6,233만 원)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고, 시가총액 상위 알트코인들 역시 나란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총액 기준 46억 달러(약 6조 3,940억 원)에 달하는 옵션 계약 만기를 앞두고, 투자자들의 기대와 불안이 시장에 공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옵션 거래소 더리빗(Deribit)에 따르면 이날 만기 도래하는 비트코인 옵션만 해도 총 3,680만 건에 이른다. 전체 명목 가치는 약 39억 9,000만 달러(약 5조 5,371억 원)에 달하며, ‘풋/콜 비율’은 0.94로 콜옵션이 소폭 우세한 상황이다. 시장에서 가장 손실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맥스 페인(Max Pain)’ 가격은 10만 7,000달러(약 1억 4,873만 원)로, 현재 비트코인 현물가보다 약 9,000달러 낮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등의 시장 데이터를 분석해보면, 공개미결약정(Open Interest)은 12만 달러(약 1억 6,680만 원) 구간에서 가장 많으며, 해당 가격대에만 20억 달러(약 2조 7,800억 원) 규모의 계약이 몰려 있다. 이 외에도 11만 5,000달러와 14만 달러 지점에서도 각각 18억 달러와 17억 달러 규모의 미결제 약정이 누적돼, 시장의 강한 매수 심리를 반영하고 있다.

이더리움(ETH) 옵션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이더리움은 23만 8,000건의 옵션 계약이 이날 만기되며, 명목 가치는 6억 900만 달러(약 8,455억 원)에 이른다. 맥스 페인 포인트는 2,550달러(약 354만 원), 풋/콜 비율은 소폭 상승한 1.04를 기록해 관망세가 혼재돼 있는 양상이다.

파생상품 데이터 제공 업체 그릭스라이브(Greeks Live)는 "이번 주 시장 논의는 오히려 가격보다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정책과 크립토 ETF에 집중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시장 방향성에 대한 뚜렷한 컨센서스가 없는 가운데, 옵션 매수자들이 시간 가치 손실(세타 디케이)에도 불구하고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암호화폐 시장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긍정적이다. 지난 24시간 동안 전체 시장 규모는 4% 상승해 총 3조 7,000억 달러(약 5,143조 원)를 기록, 올 1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비트코인은 5.5% 상승하며 완전히 새로운 가격 발견 국면에 진입했고, 이더리움 역시 6.5% 급등하며 5개월 만에 3,000달러(약 417만 원)선에 재진입했다.

도지코인(DOGE), 카르다노(ADA), 수이(SUI), 헤데라(HBAR) 등 대형 알트코인들도 일제히 상승하며 시장 열기를 더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오늘 옵션 만기가 ‘폭발력 있는 촉매’가 될 가능성 역시 적지 않다.

결국 시장은 중요한 분기점에 서 있다. 46억 달러 규모의 옵션 만기가 가져올 가능성들 속에서, 가격 흐름은 더욱 탄력을 받을 수도, 불확실성에 흔들릴 수도 있다. 눈앞의 만기일보다 중요한 건, 투자심리를 주도하고 있는 매크로 요인들이다. 그리고 현재 그 중심에 비트코인 시장에 대한 믿음이 자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