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현물 이더리움(ETH)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기관 투자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블랙록($BLK)의 iShares 이더리움 트러스트가 하루 최대 유입액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이달 11일(현지시간) 하루 동안 해당 ETF에는 3억 100만 달러(약 4,179억 원)가 순유입되며, 지난 2024년 7월 제품이 출시된 이후 가장 큰 단일 유입 규모를 기록했다.
누적 기준으로 블랙록의 이더리움 ETF는 총 61억 달러(약 8조 4,790억 원)의 자금을 끌어모아, 경쟁사 8곳을 크게 앞서고 있다. 같은 날 현물 이더리움 ETF 전반적으로 3억 8,300만 달러(약 5,324억 원) 규모의 자금 유입이 있었으며, 이는 단일 기준으로 두 번째로 큰 금액이다. 이날 총 12만 9,500 ETH가 ETF에 의해 매수된 것으로 파악된다.
ETF 전문 애널리스트인 에릭 발추나스(Eric Balchunas)에 따르면, 블랙록의 ETHA 트러스트는 최근 이틀 동안 일간 8억 달러(약 1조 1,120억 원)가 넘는 거래량을 기록, 평소 거래량의 4배 수준으로 폭증했다. 그는 “가격 상승이 동반되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대규모 자금 유입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이달 들어 불과 6거래일 만에 이더리움 ETF에는 9억 달러(약 1조 2,510억 원)가 유입됐다.
현물 비트코인(BTC) ETF 역시 호황세가 이어지고 있다. 같은 날 전체 ETF 시장에는 11억 7,000만 달러(약 1조 6,263억 원)가 유입돼 11월 초 이후 최대, 출범 이래 두 번째로 많은 일일 유입을 기록했다. 그중 블랙록의 비트코인 ETF에는 4억 4,850만 달러(약 6,228억 원)가 들어왔으며, 총 유입액은 534억 달러(약 74조 2,260억 원)에 달한다. 발추나스는 “가격 상승 시 거래량이 급증하는 것은 대형 투자자 진입의 신호”라며 “조만간 일일 10억 달러 이상 유입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ETF 연구소 대표 네이트 제라치(Nate Geraci)는 "금융 자문사들이 본격적으로 이더리움과 비트코인 ETF에 자금을 배분하기 시작하지도 않은 상황"이라며, 현재 유입 추세는 실질적인 기관 참여가 본격화되기 전 단계임에도 충분히 강력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서 “뱅가드 등 주요 플랫폼이 여전히 ETF를 제한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황은 더욱 인상적”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더리움 가격은 다소 긴 조정 국면을 벗어나며 3,005달러(약 417만 원)를 돌파해, 심리적 저항선인 3,000달러를 다시 넘어섰다. 이는 지난 2월 이후 약 5개월 만에 첫 재돌파로, 최근 기업 자금의 ETH 채택 확대와 스테이블코인 생태계 기반 우위 강화 등의 호재가 가격 랠리의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ETH는 하루 동안 약 8% 급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