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랠리는 '레버리지발 허상'?…현물 침체 속 선물 매수세 과열 주의

| 손정환 기자

비트코인(BTC)이 최근 연이어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11만 9,000달러(약 1억 6,541만 원)에 근접하는 랠리를 펼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상승세의 실질적인 동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시장 분석업체 글래스노드(Glassnode)는 이와 관련해 현물 수요보다 파생상품 시장에서의 레버리지 매수세가 랠리의 주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글래스노드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의 현물 누적체결량 차이(CVD)를 분석한 결과, 지난 몇 주간 현물 시장에서는 드문 매수세가 감지됐지만 전반적으로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선물 시장의 CVD는 반응성이 더욱 크고 빈번하며, 특히 매수 압력이 상대적으로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였다. 지난 9일 기록된 현물 매수세 급증 이후에도, 투자자들은 주로 선물 시장에서 공격적으로 비트코인을 매수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상승장이 11만 2,000달러(약 1억 5,568만 원)를 돌파한 이후부터는 현물 투자자들이 점차 차익 실현 움직임을 보인 반면, 레버리지를 활용한 선물 투자자들은 공격적인 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현물 시장의 펀딩비가 낮거나 때로는 부의 값을 기록하고 있어, 일반적인 시장 상승 국면과는 다소 다른 구조임을 시사한다. 글래스노드는 이를 두고 아직 포지션이 과밀하게 몰려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분석하면서도, 구조적으로는 불안한 흐름이라고 평가했다. 현물 투자자들의 재진입 없이는 이번 상승장의 지속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러나 과열 지표는 아직 명확하게 등장하지 않은 상황이다. 글래스노드는 미체결 거래 출력(UTXO), 단기 보유자 수익률(SOPR), 시가총액 대비 실현가치 비율(MVRV), 채굴자 포지션 지수(MPI) 등의 지표들을 종합해 analyzed한 결과, 현재 시장은 지나친 투자 과열보다는 여전히 신중한 낙관론 속에 움직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매도 압력이 크지 않고,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여전히 보유를 유지하고 있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이런 가운데, 선물 시장에서는 미결제약정(Open Interest)이 무섭게 상승하고 있다. 특히, 숏 포지션이 대거 청산되며 10억 달러(약 1조 3,900억 원)에 가까운 규모의 강제 청산이 발생한 이후, 롱 포지션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이는 시장 참여자들이 당분간 추가 상승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투자 전략을 조정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이번 비트코인 상승의 특수성을 강조하며, 기존의 수급 기반보다는 금융 전략 기반의 '레버리지 주도 현상'이 두드러지는 국면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결국, 지속적인 강세장을 위해서는 일반 투자자와 기관 모두가 현물 시장으로 다시 유입돼야 구조적인 지지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