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P, 고래 이체·ETF 거래 급증에 3달러 목전…7년 만의 최고가 도전

| 손정환 기자

XRP가 4월 저점 대비 80% 넘게 급등하며 약 3달러(약 4,170원)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 같은 상승세는 고래 지갑의 대규모 이체, 상장지수펀드(ETF) 거래량 폭증, 시장 전반의 회복세 등 복합적인 요인이 맞물리며 탄력을 받고 있다. 특히 XRP 관련 ETF의 거래 규모가 평소 대비 5배 이상 급증하면서 기대심리는 추가 상승 가능성으로 연결되고 있다.

시장 분석에 따르면, 최근 24시간 동안 발생한 고래 이체가 가격 상승에 결정적인 자극을 준 것으로 보인다. 블록체인 모니터링 플랫폼 웨일얼럿(Whale Alert)은 업비트에서 알 수 없는 지갑으로 3천300만 개의 XRP(약 1,250억 원) 송금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또 다른 4천만 개 이동(약 1,520억 원), 개인 지갑에서 코인베이스로 전송된 2,549만 개 XRP(약 970억 원) 이체도 동시에 포착됐다. 뚜렷한 목적 없이 이뤄지는 고래 이체는 통상적으로 향후 가격 변동 전조로 받아들여진다.

ETF 거래량도 XRP 가격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블룸버그 애널리스트 에릭 발추나스(Eric Balchunas)는 XRP 2배 레버리지 ETF ‘$XXRP’의 거래량이 하루 사이 1억2,000만 달러(약 1,660억 원)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는 최근 출시를 앞둔 프로셰어스(ProShares)의 XRP 선물 ETF 라인업에 대한 시장 관심이 급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프로셰어스는 7월 14일을 목표로 울트라 XRP, 울트라숏 XRP, 숏 XRP 등 3종 출시를 예고했으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움직임이 허들을 넘을 주요 변수로 꼽힌다.

한편 업계 전문가들은 XRP가 7년 이상 돌파하지 못한 사상 최고가를 다시 겨냥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암호화폐 교육자 에도아르도 파리나(Edoardo Farina)는 “XRP가 조만간 4달러(약 5,560원)를 넘는 풍경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한동안 정체됐던 XRP가 기관과 개인 투자자의 시선이 다시 집중되며 강한 모멘텀을 되찾았다는 분석이다.

비트코인(BTC)의 신고가 갱신도 이 같은 흐름을 거들었다. BTC는 최근 11만8,800달러(약 1억 6,533만 원)에 도달하며 암호화폐 전체 시장에 상승 에너지를 불어넣고 있다. XRP는 이러한 외부 자극과 내부 거래가 맞물리며 단기적 랠리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향후 XRP 선물 ETF 승인 여부와 고래의 추가 움직임이 가격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암호화폐 시장이 다시 기대감으로 달아오르는 가운데, XRP가 수년간 잠잠했던 시장 무대의 중심으로 복귀할지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