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 개미, 테슬라 대신 '서클' 샀다…암호화폐株로 쏠린 눈

| 연합뉴스

서학 개미들의 투자 관심이 확 바뀌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테슬라 같은 '매그니피센트 7(M7)' 대신, 요즘은 암호화폐 관련 종목들이 인기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4일부터 10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산 미국 주식은 '서클 인터넷'이었다. 약 3,828만 달러(약 526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이어 '코인베이스'가 3,390만 달러,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1,682만 달러 순으로 뒤를 이었다.

이 세 기업은 모두 암호화폐 시장과 직결된다. 서클은 미국 달러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 USDC 발행 기업이고, 코인베이스는 서클과 파트너 관계를 맺고 있는 세계적인 가상 화폐 거래소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비트코인을 대량 보유하고 있어 가격 오름세에 따라 투자자들이 몰린다.

이제 서학 개미들의 쇼핑 목록은 엔비디아와 애플이 아닌, 디지털 자산 종목들로 채워지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순매수 상위 20위권 안에는 M7 종목 중 메타만 이름을 올렸을 뿐이다.

이런 흐름은 미국 정부와 정치권이 암호화폐에 대해 점차 우호적인 입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과도 관련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정부 차원에서 암호화폐 전략 비축을 추진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고, 상원은 최근 스테이블코인 규제법인 '지니어스 법안'도 통과시켰다.

비트코인 가격 역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7월 10일(현지시간)에는 11만6천 달러를 돌파하며 새 기록을 세웠다. 이 같은 흐름에 대해 김현정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하원이 오는 14일부터 '가상 자산 주간'을 열고 관련 법안 논의를 본격화할 예정이어서, 시장에는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 관세 시점을 7월 9일에서 8월 1일로 미루면서, 전반적인 투자 환경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 투자자들은 지난 한 주 동안 미국 주식을 약 3억1천만 달러 규모로 순매도했다. 반면,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353억 원 늘었고, 투자자 예탁금은 3,480억 원 줄었다. 머니마켓펀드(MMF) 설정액은 1조204억 원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