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0만 원” 유혹에 암호화폐 지갑까지 털렸다…'폰셋팅' 보이스피싱 기승

| 연합뉴스

“하루에 10만 원 벌 수 있다”는 말에 혹해 휴대전화를 빌려줬다가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범죄에 엮이는 일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암호화폐 계정까지 연결된 휴대전화 명의 도용 사례가 늘면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SNS에 유심(USIM) 칩이나 OTP(일회용 비밀번호 생성기)를 빌려달라는 아르바이트 모집 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보이스피싱 조직이 사람들을 속여 명의를 빌린 뒤, 암호화폐 거래 앱 등으로 금융 정보를 수집해 범죄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이런 수법에 넘어간 일부 청년층은 휴대전화 계정과 금융 정보, 심지어 암호화폐 지갑 정보까지 넘겨준 뒤 경찰 수사를 받는 처지에 놓이기도 했다.

실제로 보이스피싱 조직에 휴대전화를 넘기면 대당 25만 원을 준다는 광고를 보고 다수의 '셋팅폰'을 수거한 40대 수거책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 휴대폰들에는 금융 관련 앱뿐 아니라 암호화폐 거래소 앱도 설치돼 있었다. 경찰은 명의자가 모르는 사이에 이 앱들을 이용해 피해자의 돈과 암호화폐를 다른 계좌로 빠르게 이체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이런 행위가 단순한 명의 대여를 넘어 명백한 범죄 가담으로 간주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북경찰청 관계자는 “수익을 미끼로 휴대전화나 현금을 수거하거나 전달, 송금하는 일은 대부분 보이스피싱 범죄의 일부이니 절대 응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특히 암호화폐 거래가 포함된 휴대폰은 돈세탁 수단으로도 악용될 수 있어 이중으로 피해를 입을 가능성도 높다. 경찰은 예방을 위해 전단지를 나눠주고 각종 캠페인도 강화하고 있다.

쉽게 돈 벌 수 있다는 말에 현혹돼 명의를 넘기는 순간, 자신의 명의 아래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알 수 없다. 특히 암호화폐까지 연동된다면 되돌릴 수 없는 피해를 감수해야 할 수도 있다. 주의가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