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사상 최고가 재경신…美 CPI 앞두고 시장 '긴장+기대'

| 손정환 기자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 발표를 앞두고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향후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에 대한 힌트를 얻기 위한 기대감이 퍼지고 있다. 동시에 비트코인(BTC)이 새로운 사상 최고가를 경신함에 따라, 업계는 이번 주 발표될 경제 지표들이 암호화폐 상승 흐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암호화폐 시장은 주말 동안 지난주의 상승폭을 대부분 유지했고, 아시아 거래 세션이 시작되면서 다시 고개를 들었다. 비트코인은 월요일 아침 아시아 시장에서 1.7% 오르며 11만 9,750달러(약 1억 6,623만 원)를 기록, 사상 최고가를 또다시 갈아치웠다. 이더리움(ETH)은 3,000달러(약 417만 원)선을 회복한 반면, 스텔라와 헤데라는 20% 이상 급등하며 알트코인 강세를 이끌었다. 전체 시장 시가총액은 3조 8,000억 달러(약 5,282조 원)로 1월 중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번 주 미국 경제 일정은 그 어느 때보다 빡빡하다. 가장 주목되는 일정은 오는 화요일 발표되는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다. 이는 연준의 금리 정책 결정에 핵심적인 지표로, 인플레이션 압력의 흐름을 가늠하게 해 준다. 현지 시장에서는 CPI 상승률이 0.23~0.25% 수준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에너지와 일부 소비재 가격 상승이 주된 영향으로 지목되고 있다.

수요일에는 생산자물가지수(PPI) 발표가 예정돼 있다. 이는 제조자와 공급자 관점의 물가 흐름을 나타내며, 소비재 가격에 선행하는 경향이 있다. 목요일에는 6월 소매 판매 지표가 나오며, 금요일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와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발표될 예정이다. 이들 지표는 소비자 신뢰도와 향후 경제에 대한 시장의 심리를 종합적으로 진단할 수 있게 해 준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연합(EU)과 멕시코에 대해 30% 관세 부과 방침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암호화폐 시장은 무덤덤했다. 미국 주식 선물지수가 소폭 하락하며 불확실성을 반영한 반면, 비트코인과 주요 코인들은 오히려 더 빠르게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암호화폐가 점점 더 외부 경제 변수에 독립적인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음을 시사한다.

이번 주에는 JP모건체이스, 웰스파고,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등 대형 은행들이 2분기 실적 발표에 나선다. 여기에 연준 인사 12명의 공식 발언도 예고돼 있어, 시장은 금리 전망의 방향성과 신호를 찾아내기 위해 바쁘게 움직일 전망이다.

Macquarie 그룹의 외환·금리 전략가 티에리 위즈만(Thierry Wizman)은 MarketWatch를 통해 “최근 몇 달간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 전망에 대해 점차 침착해졌다”며 “시장 전반이 디스인플레이션으로 이동한 것은 아니지만, 과거보다 인플레이션에 덜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경제 지표와 관련 발언들이 시장 기대치에 부합한다면, 현재의 암호화폐 강세장은 단기 반등이 아닌 구조적 상승 세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인플레이션이 예상치를 상회하거나 연준의 발언이 매파적으로 해석될 경우, 단기 조정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의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