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네이도캐시 공동 창립자 로만 스톰, 최대 40년형 직면…美 법원 정식 재판 개시

| 김민준 기자

로만 스톰(Roman Storm) 토네이도캐시 공동 창립자가 미국 연방 법원에 출석한다. 그에 대한 재판은 오는 월요일, 뉴욕 남부지방법원에서 정식 개시되며, 최대 40년 이상의 징역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검찰은 스톰이 자금세탁 공모, 미국의 제재 위반, 그리고 무허가 송금업 영위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고 밝혔다. 이들 혐의는 모두 스톰이 블록체인 거래 익명화를 가능케 하는 오픈소스 프로토콜 토네이도캐시(Tornado Cash)의 공동 개발자이자 운영자였다는 점에서 비롯됐다. 이 프로토콜은 합법적인 프라이버시 보호부터 불법 자금 은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용도의 진위 여부와 스톰의 법적 책임 범주가 주요 쟁점이다.

스톰 측은 자신이 만든 토네이도캐시가 중앙 운영 주체가 없는 분산형 프로토콜이라는 점을 강하게 강조하고 있다. 즉, 이는 특정 인물이 실질적으로 통제하는 기업이 아니라 완전한 코드를 기반으로 자율 작동하는 시스템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미국 수정헌법 1조에 따라, 코드는 표현의 자유로 보호받는 언어(expression)로 간주되기 때문에, 트랜잭션을 흐리게 하는 기능이 범죄의도가 아닌 기술적 표현임을 강조하고 있다.

쟁점은 결국 스톰의 행위가 헌법상 보호받는 표현의 자유인지, 아니면 형사 처벌 가능한 범죄 행위인지로 요약된다. 프로토콜 설계 및 배포 시점의 행위가 단순한 기술적 기여를 넘어서, 빈번한 불법 자금 흐름을 인지하고도 이를 방치하거나 유도했는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재판은 토네이도캐시를 포함한 비인가 탈중앙 프로토콜의 법적 지위와 개발자의 책임 범위를 결정짓는 선례가 될 전망이다. 미국 개발자 사회와 암호화폐 커뮤니티가 이 재판의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