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내건 밈코인 트럼프(TRUMP)가 출시 6개월 만에 암호화폐 거래소에 수천억 원의 거래 수수료 수익을 안겼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 코인으로 초기 투자자와 제작진도 큰 이익을 챙겼지만, 대다수 투자자는 큰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 통신은 15일(현지시간) 보도를 통해 TRUMP 코인이 바이낸스, 코인베이스, OKX, 업비트 등 10개 주요 중앙화 거래소에서의 거래를 통해 총 1억 7,200만 달러(약 2,389억 원)에 달하는 수수료 수익을 발생시켰다고 전했다. 이는 프로젝트 론칭 불과 반년 만에 벌어진 일이다.
문제는 거래소들이 상장 당시 TRUMP 공급량의 80%가 트럼프 대통령 가족과 밀접한 인사들이 보유하고 있었다는 점을 무시했다는 것이다. 이런 집중된 공급 구조는 과거에는 상장 심사상 ‘레드 플래그’로 간주됐지만, 이번에는 그 기준이 작동하지 않았다.
리포트에 따르면, TRUMP를 거래한 45개의 주요 지갑은 12억 달러(약 1조 6,680억 원)의 수익을 거둔 반면, 개인 투자자 다수를 포괄하는 나머지 71만 2,777개 지갑은 총 43억 달러(약 5조 9,770억 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일부 지갑에 이익이 과도하게 집중된 전형적인 내부자 중심 구조”라고 지적했다.
또한, 로이터는 TRUMP 코인이 페페(PEPE), 본크(BONK), 도그위프햇(WIF) 등 다른 밈코인들보다 훨씬 신속하게 거래소에 상장됐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같은 기간 밈코인 상장까지 수 주 이상이 걸린 데 비해, TRUMP는 며칠 내로 다수 거래소의 상장을 완료했다는 것이다.
이번 분석에 포함된 거래소는 바이낸스, 게이트아이오, 비트겟, MEXC, OKX, 코인베이스, 바이비트, 업비트, 크립토닷컴, HTX 등 총 10곳이다. 전문가들은 “상장 절차의 일관성과 윤리적 기준이 훼손될 경우 시장 신뢰를 위협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위상을 등에 업은 TRUMP 코인은 밈코인 유행에 정치적 테마가 결합되며 빠르게 확산됐지만, 그 뒤엔 수익 양극화와 상장 투명성 논란이라는 그림자가 뒤따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