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스케일, 美 증시 상장 추진…비공개 S-1 제출로 본격 준비

| 손정환 기자

미국 암호화폐 운용사 그레이스케일 인베스트먼트(Grayscale Investments)가 미국 증시 상장을 위한 첫걸음을 내딛었다. 회사는 최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공개 방식의 등록신청 서류(Form S-1 초안)를 제출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레이스케일은 해당 서류를 통해 향후 상장을 준비하고 있으며, SEC의 심사 완료 이후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구체적인 공모 일정과 주당 가격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주식 수량이나 가격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이번 상장은 최근 미국 증시에 상장한 주요 암호화폐 기업인 서클(Circle)에 이은 움직임이다. 스테이블코인 USDC 발행사로 잘 알려진 서클은 지난 6월 나스닥에 입성했으며, CRCL 티커로 거래를 시작한 이후 주가는 50달러에서 190달러(약 2억 6,410만 원)까지 급등하며 시장의 기대감을 끌어올린 바 있다.

그레이스케일의 이 같은 대응은 현재 진행 중인 암호화폐 강세장 덕분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비트코인(BTC)은 최근 12만 3,000달러(약 1억 7,097만 원)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고, 현재도 12만 1,000달러(약 1억 6,819만 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시장 분위기가 최고조에 이른 상황에서 상장은 자금 조달과 기업 가치 제고 측면에서 매력적인 선택지로 떠오르고 있다.

그레이스케일은 세계 최대의 디지털 자산 운용사로, 오랜 기간 비트코인 신탁 상품(GBTC)을 통해 전통 금융시장과 암호화폐 시장을 연결해왔다. 업계에서는 이번 기업공개를 통해 그레이스케일이 보다 다양한 투자자 기반을 확보하고,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발표로 그레이스케일은 이미 상장한 코인베이스(Coinbase, $COIN)나 서클과 같은 행보를 따르며, 암호화폐 산업이 점차 주류 금융 시장에 편입되고 있다는 흐름에 힘을 보탰다. 전문가들은 향후 몇 년간 이러한 상장 시도가 속속 이어질 것이며, 이는 암호화폐 시장의 제도화와 정착에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