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트럼프 대러시아 강경 발언에 3,000달러 급락…12만 달러 붕괴

| 손정환 기자

비트코인(BTC)이 최근 기록했던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급락하며, 12만 달러(약 1억 6,680만 원)선 아래로 밀렸다. 이번 하락은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에 50일 이내의 평화 합의 시한을 제시하며 강도 높은 관세 압박을 예고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에게 50일 내 협상이 없다면 매우 강력한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며, 러시아와 그 동맹국에 대한 제재 수위를 한층 높였다. 그는 관세율을 최대 100%까지 끌어올리는 ‘세컨더리 관세’를 도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조치는 러시아산 에너지를 구입하는 제3국들까지 포함하는 광범위한 경제 압박이 될 수 있어, 글로벌 시장의 긴장을 고조시켰다.

CNN은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이 유럽 국가에 무기를 판매하고 이 무기는 다시 우크라이나로 이전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 강화와 더불어, 러시아와 서방 간의 교착 상태를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재임 복귀 이후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공약으로 내세운 만큼, 빠른 외교적 해결을 원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그러나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불협화음이 지속되는 가운데, 실제 행동에서는 점점 더 강경한 노선을 취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이날 한때 12만 3,000달러(약 1억 7,097만 원)를 넘으며 신고가를 기록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직후 3,000달러 이상 급락하며 하락세로 전환됐다. 현재는 12만 달러(약 1억 6,680만 원) 이하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 4월에도 트럼프의 대외 무역 관세 발언 이후 BTC 가격이 7만 5,000달러(약 1억 425만 원) 아래로 밀려 5개월 만에 최저치를 찍은 바 있다.

최근에는 유럽연합(EU)과 멕시코에 대한 30% 관세 정책이 발표됐음에도 BTC 가격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지만, 이번 러시아 관련 발언은 암호화폐 시장 전반에 즉각적인 충격을 가한 것으로 보인다.

암호화폐 분석가들은 당분간 비트코인 가격이 외교적 리스크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지정학적 갈등이 깊어질 경우, 암호화폐마저 안전자산으로서의 면모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점이 확인됐다는 지적이다.

시장에서는 향후 50일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강도와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의 외교적 진전을 면밀히 주시하며, 비트코인의 단기 방향성을 신중히 예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