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의 세 개 연방 기관이 은행이 고객을 대신해 암호화폐를 수탁할 경우 직면하게 될 주요 위험 요소를 공동 문서 형태로 발표했다. 해당 문서는 24일(현지시간)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통화감독청(OCC),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함께 작성했다.
기관들은 이번 문서에서 “해당 지침은 새로운 감독 기준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은행권이 암호화폐 산업에 본격 진출할 경우 고려해야 할 위험 관리 프레임워크의 기초 자료가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최근 일부 대형 금융기관이 암호화폐 수탁 서비스 도입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은행권의 리스크 평가 기준과 규제 준수 측면에서 향후 이 문서가 사실상의 가이드라인 역할을 할 가능성이 엿보인다.
‘은행 조직의 암호화폐 자산 보관’이라는 제목의 이 문서는 세 가지 핵심 리스크 포인트를 제시했다. 첫째, 은행이 암호화폐라는 복잡하고 빠르게 진화하는 자산에 대한 전문성과 이해도를 갖추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둘째, 자산 분실 시 발생할 수 있는 법적 책임 가능성과 이에 대한 리스크 완화 방안이 평가돼야 한다. 셋째, 자금세탁방지(AML) 및 은행비밀법(BSA) 등 관련 규제를 철저히 준수할 수 있는지 여부 역시 핵심 평가 항목으로 꼽혔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 역시 암호화폐 이슈에 대해 꾸준히 목소리를 내고 있는 가운데, 미국 규제 당국은 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직접적인 규제보다는 시장 참여자들의 자발적인 규제 준수와 위험 인식 강화를 통해 간접적인 통제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공동 문서 역시 금융시장 내 신흥 자산군에 대한 경고이자, 기존 금융 규제 시스템 내에서 암호화폐 자산을 어떻게 수용할지에 대한 일종의 신호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