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방 사기 피해 1조원 육박... 암호화폐 투자자까지 노렸다

| 연합뉴스

가짜 리딩방을 내세운 금융 사기 피해가 1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금융 전문가들까지도 당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경찰청이 15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년 반 동안 인터넷 금융투자 관련 사기 피해액은 총 9천913억원에 달했다. 작년 상반기 4천30억원, 하반기 3천74억원, 올해 상반기 2천809억원이 각각 집계됐다.

이 중에서도 '리딩방 사기'는 가장 눈에 띄는 수법이다. 사기단은 암호화폐, 펀드, 공모주, 부동산투자신탁 등 실제 투자 시장에서 쓰이는 용어를 그대로 활용하며, 마치 전문가인 듯 행세한다. 특히 SNS 단체 채팅방을 개설해 “지금 비트코인 진입하면 상한가 간다”, “이더리움 이슈 떴다”는 식으로 투자 정보를 유도하고, 가짜 수익 자랑까지 곁들이면서 투자자들을 유인한다.

심지어 이들은 정교하게 만들어진 가짜 암호화폐 거래소 앱이나 금융사 홈페이지를 보여주며, 실제 투자 성과가 있는 것처럼 꾸민다. 이런 탓에 투자 경험이 부족한 개인뿐 아니라, 현직 펀드매니저나 변호사, 은행원들도 당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경찰 관계자는 “대포통장 사용이 의심받자 사기단이 유령 법인을 만들어 법인계좌로 돈을 유도하는 등 수법이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다”며 “단순히 개인 탐욕의 문제가 아니라, 누구나 당할 수 있는 범죄로 번지고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최근 피해 사례들은 단순한 암호화폐 투자 손실이 아니라, 반복적인 유인과 강요로 초기 투자금 외에 추가자금까지 잃는 경우도 많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신고 건수는 작년 상반기 4천531건에서 올해 상반기 3천369건으로 다소 줄었지만, 피해 금액은 여전히 높은 상태다. 이는 암호화폐와 같은 새로운 투자 수단이 대중화되면서 투자자들을 노린 범죄도 함께 교묘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암호화폐와 같은 고수익 투자에 앞서 반드시 플랫폼의 진위 여부와 운영자 신원을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