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더리움에 5조 원 몰렸다…디지털 자산 투자 13주 연속 순유입

| 손정환 기자

디지털 자산 시장에 대한 투자 수요가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최근 1주일간 디지털 자산 투자 상품으로 유입된 자금은 무려 37억 달러(약 5조 1,430억 원)에 달해, 시장 역사상 두 번째로 높은 주간 기록을 세웠다. 이는 올해 들어 누적 기준 13주 연속 순유입으로 이어지며, 총 유입 자금은 227억 달러(약 31조 5,300억 원)에 달했다.

비트코인(BTC)은 27억 달러(약 3조 7,530억 원)를 끌어들이며 전체 자금 유입의 중심에 섰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 기반 상품의 운용 자산 규모는 1,795억 달러(약 24조 9,950억 원)로 확대됐고, 이는 금 ETP(상장지수상품)의 운용 자산 규모 대비 54%에 해당하는 수치다. 반면 비트코인 숏 상품에는 40만 달러(약 6억 원)만이 유입되며 상대적으로 조용한 흐름을 보였다.

이더리움(ETH)은 9억 9,000만 달러(약 1조 3,761억 원)를 유입하며 12주 연속 순유입 기록을 이어갔다. 이는 해당 자산 AUM의 19.5%에 해당하며, 비트코인의 9.8%를 크게 웃도는 성과다. 솔라나(SOL)도 9,260만 달러(약 1,288억 원) 유입으로 강세를 보였으며, Sui와 카르다노(ADA)가 그 뒤를 이었다. 반면 XRP는 1억 400만 달러(약 1,446억 원) 규모의 유출을 기록하며 가장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은 전체 유입액 37억 달러 중 대부분을 차지하며 시장 주도 지역으로 부상했다. 스위스(약 915억 원), 캐나다(약 237억 원), 호주(약 14억 원)도 소규모 순유입을 기록한 반면, 독일은 8,570만 달러(약 1,191억 원)의 순유출로 가장 부진했다.

강력한 자금 유입과 동시에 비트코인 시장도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QCP 캐피털은 비트코인이 12만 2,000달러(약 1억 6,958만 원)를 돌파하고도 피로감 없이 견고히 상승 중이라고 평가했다. 기관 투자자들의 수요와 기술적 지표의 결합이 상승세를 강화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투자 심리는 분명하게 ‘탐욕’ 단계로 진입했다. 크립토 공포·탐욕 지수는 최근 3주 만에 40에서 70으로 급상승했고, 현물 비트코인 ETF에도 20억 달러(약 2조 7,800억 원) 이상의 자금이 들어왔다. 이는 기관의 매수세가 본격화됐다는 신호다.

파생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다. 레버리지 롱 포지션이 증가하며 펀딩비는 30%에 근접한 상태고, 전체 오픈이자 규모는 430억 달러(약 5조 9,770억 원)로 연초 수준을 회복했다. 하지만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옵션 변동성은 지난해 평균을 하회하고 있으며, 월 단위 리스크 리버설 지표는 평탄해 단기적 급등 기대는 크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9월과 12월 만기 옵션에선 강한 콜 수요가 감지돼, 투자자들이 중장기 상승을 기대하면서도 단기적으로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는 양상이 드러났다. QCP는 비트코인에 대한 장기 상승 전망은 유지하면서도, 현 급등 흐름보단 조정 시 진입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