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 가격 상승세에 힘입어 최근 한 달간 기관 투자자들이 대규모 이더리움 매수에 나섰다. 주요 기업형 이더리움 트레저리(treasury)들이 지난 30일간 매입한 이더리움은 총 54만 5,000ETH에 달하며, 이는 약 16억 달러(약 2조 2,240억 원)에 해당하는 규모다.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 기업 중에는 비트마인 이머전 테크놀로지스가 있다. 펀드스트랫의 공동 창업자 톰 리(Tom Lee)가 이끄는 이 회사는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현재 총 16만 3,142ETH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약 4억 8,000만 달러(약 6,672억 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리는 “이더리움 트레저리가 전체 공급량의 5%를 비축할 수 있다면, 비트코인과 마찬가지로 월가 식 ‘풋’ 투자 심리를 이끌어낼 수 있다”며 월가가 점점 더 이더리움에 낙관적인 입장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가장 많은 이더리움을 보유한 기업은 조셉 루빈(Joseph Lubin)이 설립한 샤프링크(SharpLink)다. 이 회사는 7월 11일 1만 ETH, 7월 13일 1만 6,370ETH, 이후 추가로 2만 4,371ETH를 7,320만 달러(약 1,017억 원)에 매입하며, 총 보유량은 25만 5,000ETH를 돌파했다. 루빈은 본인을 "자칭 ‘비범한 ETH 축적 신사 연맹(League of Extraordinary ETH Accumulator Gentlemen)’의 대표"라고 칭하며, 이더리움 대량 매입에 나선 기업들에게 경의를 표했다.
이 밖에도 다수의 기업들이 이더리움을 전략자산으로 전환하며 트레저리 구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디지털 자산 플랫폼 비트 디지털(Bit Digital)은 최근 10만 ETH 이상을 확보했으며, 블록체인 테크놀로지 컨센서스 솔루션즈(BTCS)는 6,240만 달러(약 867억 원)를 조달해 자사 보유량을 2만 9,122ETH까지 늘렸다.
또 다른 행보로, 게이밍 및 e스포츠 기업 게임스퀘어(GameSquare)는 7월 8일, 1억 달러(약 1,390억 원) 규모의 이더리움 트레저리 전략을 발표하며 시장에 진입했다.
최근 들어 회사들이 이더리움에 대규모로 투자하는 현상은 기존의 비트코인 트레저리 중심 패러다임에 균열을 내고 있다. 이더리움의 성장 잠재력과 스마트 계약 생태계 확장성에 주목하는 기관들이 늘어나며, 이더리움이 기관 자산으로서의 입지를 굳혀가고 있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