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록(BlackRock)이 2025년 2분기 암호화폐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로 유입된 자금이 전 분기 대비 366% 급증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암호화폐 시장 내 입지가 더욱 강화되고 있다.
블랙록이 9일(현지시간) 공개한 2025년 2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자사의 암호화폐 iShares ETF 상품으로 유입된 자금은 총 140억 달러(약 19조 4,600억 원)에 달한다. 이는 1분기 유입액인 30억 달러(약 4조 1,700억 원)에 비해 4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전체 ETF 순유입 규모는 850억 달러(약 118조 1,500억 원)였다.
눈에 띄는 점은 블랙록의 암호화폐 ETF가 전체 ETF 유입 자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다. 2분기 전체 ETF 유입 자금 가운데 약 16.5%를 암호화폐가 차지했으며, 이는 1분기의 약 3%에서 크게 상승한 것이다. 암호화폐 분야에서의 상대적인 비중이 대폭 확대된 셈이다.
블랙록은 그간 기관 투자자 중심으로 ETF를 론칭해 왔으며, 올해 들어 비트코인(BTC) ETF인 iShares Bitcoin Trust(IBIT)를 포함한 다양한 상품이 시장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을 비롯해 이더리움(ETH) 등 주요 암호화폐에 대한 수요가 본격적으로 반영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암호화폐 친화적인 입장을 내비치고 있는 가운데, 기관 투자가들이 이를 선제적으로 반영하고 있는 움직임이라는 시각도 제기된다. 특히 트럼프가 최근 블록체인 기술과 개인 지갑의 자유를 옹호하는 발언을 연이어 내놓으면서, 암호화폐 시장 전반에 드리운 규제 리스크 완화 기대감이 투자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들은 이번 블랙록의 실적 수치를 통해 “기관 자금이 암호화폐 ETF를 핵심 포트폴리오 자산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암호화폐 ETF 시장이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구조적인 성장 국면에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신호탄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