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예상치를 소폭 웃돌며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금 고개를 들었다. 이에 비트코인(BTC) 가격은 일시적 약세를 보였지만 곧 11만 7,000달러(약 1억 6,263만 원) 선까지 반등하며 복원력을 입증했다.
미 노동통계국(BLS)이 발표한 6월 CPI는 전년 대비 2.7% 상승하며 시장 예상치였던 2.6%를 소폭 넘어섰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 및 에너지 부문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대비 2.9%로 예상치에 부합했으며, 전달 대비 상승률도 0.3%로 시장 전망과 일치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수치가 여전히 ‘연준의 인플레이션 안정 목표’와는 거리가 있다고 평가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대외 관세 정책이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최근 몇 달간 휘발유 가격 하락과 주택 시장의 디스인플레이션 영향으로 물가 안정 기대감이 높았으나, 관세 인상 조치가 본격적으로 경제 전반에 반영되면서 물가 압력을 자극했다는 것이다.
이번 CPI 발표 직후 비트코인 가격은 단숨에 11만 6,400달러(약 1억 6,170만 원)까지 하락했다가 곧바로 반등하는 등 다소 화끈한 장세를 연출했다. 하루 전 사상 최고치인 12만 3,000달러(약 1억 7,097만 원)를 기록한 후 하루 새 약 6,000달러(약 834만 원) 하락한 것이지만, 일주일 전과 비교하면 1만 달러 이상(약 1,390만 원) 상승한 수치다.
이는 최근 시장의 비트코인에 대한 신뢰가 여전히 탄탄함을 보여주는 신호로 풀이된다. 트레이더들은 금리 인상 여부보다는 그 속도와 폭에 집중하고 있으며, 비트코인이 향후 주요 매크로 변수에 어떻게 반응할지가 중기적인 가격 흐름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결과적으로 미국의 인플레이션 지표가 경제 전반과 암호화폐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여전하다. 비트코인의 회복력은 주목할 만하지만, 정책 여파가 지속된다면 단기적인 변동성은 불가피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