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가격이 최근 급등 이후 하루 만에 6,000달러(약 834만 원)를 넘게 급락하며 큰 폭의 조정을 겪었다. 불과 며칠 전 사상 최고치인 12만 3,000달러(약 1억 7,097만 원)를 돌파하며 글로벌 주요 자산 순위 5위까지 올랐던 비트코인의 가파른 상승세는 결국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조정의 배경에는 과거와 마찬가지로 급격한 상승 이후의 차익 실현이 자리하고 있다.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대형 투자자들은 단 하루 만에 15억 달러(약 2조 850억 원) 규모의 수익을 실현했으며, 글래스노드는 전체 투자자의 이익 실현 규모가 최대 35억 달러(약 4조 8,650억 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부탄 정부도 다수의 비트코인을 바이낸스로 이전한 정황이 포착되며 일부 매도를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글래스노드는 장기 보유자(LTH)와 단기 보유자(STH) 간의 비율 변화가 추세 전환의 초기 신호로 해석된다고 언급했다. 장기 보유자의 물량이 감소하고 단기 보유자 비중이 늘고 있다는 건 시장 전반에 이익 실현 압박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어 "최근 몇 달간 꾸준히 유입되던 장기 보유자의 자금 흐름이 바뀌고 있음은 중요한 경고 신호"라고 덧붙였다.
시장 외적 요인으로는 미국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가 영향을 끼쳤다. 발표된 수치는 시장 전망치보다 소폭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를 일부 위축시켰다. 인플레이션이 강하게 나타날 경우 미국 연준의 긴축 기조가 강화될 수 있다는 전망 또한 비트코인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향후 비트코인의 방향성을 놓고 시장은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여전히 2025년 내 20만 달러(약 2억 7,800만 원) 돌파 가능성을 제시하며 강세론을 유지하고 있지만, 또 다른 일각에서는 이미 상승세의 정점에 도달했다는 평가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저명한 트레이더 피터 브란트는 지금이 상승 분기의 마지막 국면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온체인 분석업체 센티멘트는 비트코인의 소셜미디어 점유율이 43%를 넘어서며 과도한 투자자 관심, 즉 FOMO(놓칠까 두려운 심리)가 작동 중이라고 지적했다. 센티멘트는 “과열된 분위기가 가라앉은 뒤, 더 나은 진입 시점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며 투자자들에게 신중한 접근을 권고했다.
비트코인이 거침없이 상승할 때는 언제나 조정이 같이 따라왔다. 이번 하락 역시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는 의견이 대세지만, 결론적으로는 차후 몇 주간의 거래 흐름에 따라 상승세의 지속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은 주요 지표들과 시장 반응을 면밀히 분석하며 다음 진입 타이밍을 살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