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XRP)의 최근 급등세가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간 가운데, 대규모 보유자(고래)의 움직임이 시장에 뚜렷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온체인 데이터 분석업체 웨일얼럿(Whale Alert)에 따르면, 정체불명의 지갑 주소 ‘rJQC2R’에서 2,552만 6,865개에 달하는 XRP가 한 번에 코인베이스로 이동했다. 이번 이체는 7,300만 달러(약 1,014억 원)에 달하는 규모로, XRP 가격이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직후 발생해 시장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번 대규모 이체는 XRP의 상승랠리에 찬물을 끼얹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코인베이스로의 급격한 물량 이동은 통상 매도 준비로 해석되며, 고래가 차익 실현에 나선 정황으로 분석된다. 암호화폐 시장 전반에서 조정이 진행 중인 가운데, 이러한 대량 입금은 고래들이 전반적 매도 압력에 대응하거나 수익 실현에 나서고 있다는 가능성을 뒷받침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 전문가들은 특히 이동 시점에 주목하고 있다. XRP는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일시적으로 3달러를 돌파해 투자자들의 기대심리를 자극했다. 그러나 해당 고래의 움직임 이후 XRP 가격은 하루 사이 0.4% 하락하며 현재 2.93달러(약 4,073원)까지 밀렸다. 과열됐던 시장 심리가 급속히 냉각되는 조짐으로 풀이된다.
다만 낙관론도 여전하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항소 취하 가능성, 그리고 XRP ETF 출시 기대감은 여전히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이에 따라 한때 불안 심리로 인해 조정이 이어질 수는 있지만, 기관의 참여 확대와 규제 완화를 계기로 XRP가 다시 상승 흐름을 탈 수 있다는 전망도 시장에 남아 있다.
XRP는 최근 수개월간 암호화폐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자산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그만큼 고래의 단발적인 움직임도 시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이번 이동이 추세 전환의 시작인지, 일시적 현상인지에 대한 분석이 향후 XRP의 방향성을 가늠할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