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P가 파생상품 시장에서 비정상적인 청산 불균형을 기록하며 또 한 번 시장의 시선을 끌고 있다. 일부 거래소에 따르면 XRP는 최근 1시간 동안 41만 5,610달러(약 5억 7,758만 원) 규모의 숏 포지션이 청산되는 동안 롱 포지션 청산은 고작 812.87달러(약 113만 원)에 불과했다. 이로 인해 롱과 숏의 청산 비율은 무려 51,209%에 달하는 극단적 불균형을 보이며 XRP 하락에 베팅한 투자자들을 강하게 흔들었다.
이같은 현상은 전반적인 시장 상황에서도 드문 움직임이다. 암호화폐 시장 전반에 걸친 총 청산 규모는 3억 3,700만 달러(약 4,682억 원) 수준이었지만, XRP의 청산 구조만큼 한쪽에 치우친 경우는 보기 어려웠다는 평가다. 통상적으로 이러한 급격한 청산은 가격이 단기 저항선을 돌파하거나 예상치 못한 기술적 반등이 일어날 때 발생한다.
실제로 XRP 가격은 이번 급락 직전 2.95달러(약 4,101원) 수준까지 밀렸다가 재차 반등해 2.98달러(약 4,146원) 선을 회복했다. 가격 움직임은 슬리피지가 거의 없는 급격한 상승 구조를 보였고, 이는 숏 포지션을 보유했던 투자자들의 대량 손절로 인한 단기적인 숏 스퀴즈 가능성을 시사한다.
반면, 동일 시간대 이더리움(ETH), 보넥(BONK) 등 다른 주요 자산은 청산 규모가 더 컸음에도 롱·숏 포지션 간 비율은 비교적 균형을 유지했다. 예를 들어, ETH는 약 268만 달러(약 37억 원)가 청산됐으며 양 포지션이 고르게 분포한 모습이었다.
XRP의 급등이 이렇듯 갑작스럽게 나타난 상황에서, 시장에서는 이 움직임이 단순한 기술적 반등에 그치지 않고 본격적인 추세 전환의 신호탄일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일각에선 누적된 숏 청산으로 인해 차트가 ‘리셋’됐다는 해석과 함께, 향후 XRP 가격이 3달러 수준을 넘어서 장기 상승 흐름에 진입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의 중심 흐름 속에서 묻혀 있을 뻔했던 XRP의 돌발 상승을 다시금 주목하게 만들었다. 시장이 주요 자산에 집중한 틈을 타 선방한 XRP의 향후 방향성에 암호화폐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