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의 '이모지 한 방', 사토시 정체·비트코인 시세 논쟁 재점화

| 손정환 기자

일론 머스크가 자사 인공지능 서비스인 ‘그록(Grok)’을 활용한 유쾌한 농담 한 마디로 다시 한번 암호화폐 커뮤니티를 들썩이게 했다. 트위터 이용자가 사토시 나카모토의 비트코인(BTC) 지갑을 해킹해달라며 200달러(약 27만 8,000원)를 제안하자, 머스크는 단순한 웃음 이모지 하나로 답했다. 이 가벼운 반응이 온라인상에서 거센 파장을 일으키며, 비트코인 창시자 사토시에 대한 관심과 머스크의 잠재적 정체 논란까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그록은 해당 제안에 대해 “도전 수락”이라는 명목 아래 익살스럽게 응답했지만, 256비트 개인 키를 풀어내는 일은 빅 테크들이 총동원돼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도 함께 강조했다. 인공지능마저도 “200달러는 꽤 괜찮은 팁이지만, 이 작업은 무작위성과 수학적 복잡성이 지나치게 크다”고 꼬집은 만큼, 이 대화는 그저 유머 이상의 의미로 확대되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이 치솟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사토시가 머스크를 뛰어넘는 세계 최고 부자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시나리오도 제기된다. 현재 BTC는 개당 약 11만 8,400달러(약 1억 6,479만 원)선을 오가고 있으며, 102만 9,000개의 BTC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사토시의 추정 자산 가치는 약 1,790억 달러(약 248조 1,000억 원)에 달한다. 반면, 머스크의 자산은 약 3,660억 달러(약 507조 5,000억 원)로 추정된다. 사토시가 머스크를 추월하려면 BTC 1개 가격이 약 33만 5,925달러(약 4억 6,855만 원) 선까지 올라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온라인에선 여전히 머스크가 사토시일 수 있다는 음모론도 꾸준히 회자된다. 머스크가 과거 페이팔(PayPal)의 전신인 X.com을 창립하고, 암호학을 깊이 있게 다뤄온 만큼 기술적 기반은 있다는 주장이다. 심지어 한 스페이스X 전(前) 인턴은 머스크의 문체와 사토시가 남긴 글에서 유사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하지만 머스크는 지난 2017년, “사실이 아니다”라며 스스로 이설을 부인한 바 있다.

이처럼 그저 이모지 하나로 시작된 농담이 암호화폐 시장에 새로운 해석과 투기적 서사를 불러왔다. 사토시의 정체부터 비트코인의 미래 가격까지, 다시금 관심을 집중시키는 촉매제로 작용하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곡선을 그리는 지금, 머스크의 유쾌한 반응은 미스터리를 더욱 부각시키며 암호화폐 커뮤니티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