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XRP), 미국 규제 수혜로 20% 급등…사상 최고가 돌파

| 손정환 기자

리플(XRP)이 미국의 암호화폐 규제 개선 움직임에 힘입어 하루 만에 20%가 급등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주요 암호화폐 시장이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리플은 이더리움(ETH)을 앞서는 상승률을 기록하며 단숨에 시가총액 3위 자리를 굳혔다.

코인지코(CoinGecko)에 따르면 XRP는 18일 오전, 전일 대비 약 20% 상승한 3.64달러(약 5,060원)까지 치솟았다. 이로 인해 시가총액은 약 2,140억 달러(약 297조 4,600억 원)로 늘어나며 글로벌 패스트푸드 기업 맥도날드와 맞먹는 수준까지 도달했다. 주간 기준으로는 무려 40% 이상 상승해 주요 알트코인 중에서도 두드러진 흐름을 보였다.

이번 랠리의 중심에는 미국 하원의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GENIUS 법안) 통과 소식이 있었다. 해당 법안은 아직 XRP에 직접 적용되지 않지만, 리플이 최근 출시한 스테이블코인 RLUSD는 이 법의 감독을 받게 된다. RLUSD는 XRP 레저(XRP Ledger) 기반으로 운영되며 거래 시 XRP가 수수료로 사용되는 구조다. 이에 따라 RLUSD의 도입 확산이 XRP 수요 증가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주기영 리플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법안은 미국이 혁신적인 금융기술에서 선도적 입지를 다지는 데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XRP는 본질적으로 스테이블코인은 아니지만, 파생 제품을 통해 규제의 수혜를 간접적으로 입게 되는 셈이다.

다만 일부 투자자 사이에서는 2018년 일부 거래소에서 가격이 3.84달러를 기록한 적이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그러나 대부분의 암호화폐 데이터 플랫폼 기준으로는 당시 사상 최고가는 대략 3.40달러(약 4,726원) 수준이었기 때문에, 이번 상승이 '사상 최고가 경신'으로 평가받고 있다.

XRP와 이더리움의 강세는 전체 암호화폐 시장을 밀어올렸다. 코인지코에 따르면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사상 처음으로 4조 달러(약 5,560조 원)를 돌파했다. 이는 트레이딩뷰, 코인마켓캡 등 다른 플랫폼에서도 일제히 나타난 수치로, 시장의 역사적 전환점을 상징한다.

같은 날 이더리움은 8% 올라 6개월 만에 최고치인 3,616달러(약 502만 원)를 기록했다. 블랙록의 이더 현물 ETF에 대한 투자자 수요도 크게 증가하며, 하루 동안 약 5억 4,670만 달러(약 7,599억 원)의 자금 유입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도지코인(DOGE)은 13% 상승한 0.235달러(약 327원), 카르다노(ADA)는 15% 오른 0.86달러(약 1,195원)를 기록했다. 체인링크(LINK)는 14%, 헤데라(HBAR)는 24%, 라이트코인(LTC)은 12%, 유니스왑(UNI)은 15% 상승해 시장 전반에 온기 흐름이 확산되고 있는 모습이다.

이번 XRP의 급등은 정책 변화가 암호 시장에 얼마나 강력한 모멘텀을 제공할 수 있는지를 다시 한 번 입증한 사례다. 규제 명확성의 신호는 투자 심리를 살리고, 기업의 실사용 확대와 맞물리며 주요 자산들의 상승장을 이끌고 있다. 이는 단기적 이벤트를 넘어, 향후 미국 정치권과 시장 관계자들의 주요 분기점이 될 가능성도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