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암호화폐 수도 선언…美 GENIUS 법안 통과로 글로벌 규제 중심 도약

| 손정환 기자

미국이 암호화폐 규제를 둘러싼 판을 본격적으로 재편하고 있다. 2025년 7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을 ‘세계 암호화폐 수도’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공표하며, 의회는 ‘암호화폐 주간(Crypto Week)’을 선언했다. 정치적 진통 속에서도 초당적으로 통과된 GENIUS 법안은 디지털 자산 시장의 새로운 시발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입법으로 가장 주목받은 인물은 리플(XRP)의 최고경영자 브래드 갈링하우스(Brad Garlinghouse)다. 그는 X(구 트위터)를 통해 “미국 금융 시스템이 15년 만에 다시 한번 획기적 전환점을 맞았다”며 “이 법안은 금융 혁신의 미래를 여는 역사적 순간”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해당 법이 스테이블코인 중심의 디지털 금융 인프라를 제도화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튜어트 알데로티(Stuart Alderoty) 리플 최고법률책임자도 이 법안을 적극 옹호했다. 그는 “혁신을 촉진하면서도 소비자를 보호할 수 있는 규제 프레임워크가 드디어 마련됐다”며 “명확한 가이드라인은 미국 국민이 요구해왔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 자산 관련 규제 불확실성 해소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낸 그로서는 의미 있는 진전이라는 평가다.

트론(TRON) 설립자 저스틴 선(Justin Sun)도 이러한 변화에 호응하고 있다. 그는 GENIUS 법안을 ‘책임 있는 디지털 혁신 설계도’라며 높이 평가했다. 코인베이스(Coinbase)의 법률이사 폴 그레왈(Paul Grewal)도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안이 전 세계 달러 패권을 강화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약 1,900억 달러(약 264조 1,000억 원)에 달하는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유통 규모는 이를 뒷받침하는 실질적 근거다.

이번 입법은 단순한 기술 산업 진작 차원을 넘는다. 민주당의 일부 강경 반대에도 불구하고 초당적인 정치 합의를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미국 내 제도권의 디지털 자산 수용 단계가 드디어 본격화됐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업계 관계자들은 미국이 이번 규제 전환을 기점으로 전 세계 암호화폐 규제 표준을 주도하는 중심축이 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효과가 실제 산업 기반 확장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