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트코인 시즌 본격 시작? 시총 4조 달러 돌파에 이더리움·XRP 급등

| 손정환 기자

암호화폐 시장 전반에 걸쳐 이른바 '알트코인 시즌'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 최근 총 시장 시가총액이 사상 처음으로 4조 달러(약 5,560조 원)를 돌파하면서, 이더리움(ETH), 리플(XRP), 도지코인(DOGE) 등 주요 알트코인이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비트코인(BTC)의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는 가운데, 자산이 알트코인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시장 데이터 플랫폼 크립토랭크에 따르면, 알트코인 지수는 지난달 15에서 최근 50까지 급등했다. 이는 전체 상위 50개 알트코인 중 다수가 비트코인보다 더 큰 수익률을 기록했음을 의미하며, 투자자들의 위험 선호 성향이 높아지고 있음을 나타낸다. 해당 지수가 75를 넘으면 본격적인 알트코인 강세장이 시작된 것으로 간주된다.

비트코인의 시장 점유율은 불과 한 달 사이 62%에서 58%로 하락했다. 이 같은 변화는 비트코인이 최근 12만 달러(약 1억 6,680만 원)선을 상회하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와중에도 자본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이 기대되는 알트코인으로 빠르게 분산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또, 공포 탐욕 지수(Fear & Greed Index)가 지난 6월 말부터 '탐욕(Greed)' 구간에 머물며 시장에 대한 투자 심리가 여전히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적 분석도 알트코인 강세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베테랑 트레이더 피터 브란트(Peter Brandt)는 최근 알트코인 시총 차트에서 전형적인 ‘컵앤핸들’ 패턴이 형성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해당 패턴은 대규모 돌파 가능성을 암시하는 강세 신호로, 시총 기준 1조 7,000억 달러(약 2,363조 원) 돌파 여부가 향후 방향성을 가를 기준점이 될 전망이다.

시장 분석가 미카엘 반 더 포페(Michaël van de Poppe) 역시 이더리움이 BTC 대비 4월 이후 72%나 상승했다며 알트코인 강세장의 시작을 공고히 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더리움이 조정 이후 추가 상승을 이어갈 것으로 보며, "알트코인 사상 최대 상승 다이버전스"가 출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모든 알트코인이 강세를 보이는 것은 아니다. 라울 팔(Raoul Pal)은 일부 알트코인은 과도한 매수에 대한 반작용으로 조정이 불가피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따라서 단기 급등 종목보다는 주간 차트 기준으로 비트코인, 이더리움, 솔라나(SOL) 대비 지속적으로 아웃퍼폼하는 종목에 집중할 것을 조언했다.

전문가 벤자민 코웬(Benjamin Cowen)은 대부분의 알트코인이 BTC나 ETH 대비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리플(XRP)과 같은 일부 종목만이 기술적으로 안정 구간에 진입해 있다고 분석했다. 전체 시장 유동성이 다시 비트코인으로 회귀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결국, 이번 알트코인 랠리는 단기 반등이 아닌 구조적 자산 재편의 시작이 될 수도 있다. 다만, 리스크 관리와 종목 선별력이 향후 수익률을 극명하게 가를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