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이 단순 투기 수단을 넘어 실생활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겟(Bitget)의 최신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가상자산 이용자의 35% 이상이 게임, 여행, 일상 소비 등 현실 소비에 암호화폐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X세대(Gen X)는 부동산, 공공요금 납부 등 실용적 목적의 사용률이 두드러졌다.
이번 조사는 비트겟 월렛 커뮤니티 사용자 4,599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 형식으로 진행됐으며, 대륙별, 세대별 트렌드를 종합 분석했다. 응답자의 36%는 게임, 35%는 일상 장보기, 35%는 여행 예약에 암호화폐를 사용한다고 답했다. 디지털 제품 구매 및 선물하기는 각각 32%였으며, 교육비 지출도 30%를 기록했다. 고가 소비 분야에서는 명품, 부동산, 차량 리스 및 구매, 의료 서비스 등도 포함됐다.
지역별로는 동아시아 이용자들이 디지털 제품과 일상 소매 소비(각 41%)에 가장 적극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동남아는 게임(41%)과 선물(36%) 분야가 두드러졌으며, 이는 모바일 중심의 인구 구조와 P2E(Play-to-Earn) 게임의 확산, QR코드 기반 결제에 대한 친숙함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중동에서는 게임(41%)과 명품 구매(31%), 차량 구매(29%)가 주요 용도였고, 이는 이 지역의 강한 구매력과 제도적 지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아프리카는 교육비 납부에 암호화폐 사용 비율이 38%로 전 세계 최고를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라틴아메리카에서는 디지털 제품 구입(38%)과 온라인 쇼핑(35%)이 중심이며, 41%에 달하는 이용자가 암호화폐 월렛을 통해 온체인 이자 수익 등을 추구했다. 이는 법정화폐의 가치 하락에 대한 대응 전략으로 파악된다.
유럽은 동서 지역 모두 여행 예약 사용률이 37%로 가장 높았고, 동유럽은 부동산 구매에서 29%를 차지하며 실생활 밀착도가 두드러졌다. 북미와 오세아니아는 게임 및 일상 소비가 각각 33%로 비교적 균형 있게 나타났다.
세대별 분석에서는 Z세대의 39%가 게임에, 35%가 선물, 29%가 콘텐츠 구독에 사용했다고 응답했다. 이들은 속도감 있고 사용자 친화적인 결제 경험을 선호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밀레니얼 세대는 여행 비용 결제(36%)와 게임∙디지털 제품 활용(각 35%)에서 주로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경을 초월한 간편한 지불 수단으로 암호화폐를 받아들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X세대는 여행(40%), 디지털 제품 구매/온라인 쇼핑(36%), 공공요금/부동산 지불(각 30%)의 분야에서도 높은 사용 비중을 보이며, 안전성과 실용성을 중시하는 소비 성향이 반영됐다.
이번 분석은 암호화폐가 제도권 바깥의 변동성 자산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세계 각지에서 일상경제의 한 축으로 정착 중임을 보여주는 데이터다. 혁신적 기술보다는 실용 가치를 우선하는 소비자층이 확산되며, 가상자산의 ‘재화이자 화폐’로서의 기능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