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고점 돌파 후 고래 이체 급증…가격 조정 경고 신호?

| 손정환 기자

비트코인(BTC)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돌파한 이후, 대규모 보유자인 '고래'들의 거래소 이체가 급증하면서 단기 조정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월간 기준 유입량이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지만, 일일 기준 유입량은 감소세로 돌아선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혼조 양상이 향후 비트코인 가격 변동성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주 비트코인은 12만 3,000달러(약 1억 7,097만 원)를 상회하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후 하락세로 전환돼 현재는 11만 9,600달러(약 1억 6,604만 원) 부근에서 등락을 지속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 속에 몇몇 고래 투자자들이 보유 비트코인을 대거 거래소로 이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조사됐다.

크립토퀀트(CryptoQuant)에 따르면 최근 7월 14일부터 18일까지 비트코인 월간 평균 유입량은 약 280억 달러(약 38조 9,200억 원)에서 450억 달러(약 62조 5,500억 원)로 급증했다. 이는 약 8만 BTC가 이동한 결과로 분석된다. 이전 시장 고점에서도 고래 유입이 750억 달러(약 104조 2,500억 원)를 넘어설 때마다 가격 조정이 뒤따랐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유입도 그와 유사한 흐름이 재현될 수 있다는 경고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반면, 일일 기준 유입량은 오히려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에 대해 크립토퀀트는 매도 세력의 압박이 일시적으로 완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비트코인 장기 상승 흐름 속에서 고래들이 핵심 역할을 해온 만큼, 이들의 매도세가 줄어들 경우 다시 시장을 지지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존재한다.

거시경제 지표도 단기적인 가격 변동을 좌우할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이번 주 발표되는 미국의 주택 관련 지표와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내구재 수주 등 주요 경제 데이터는 비트코인을 포함한 고위험 자산에는 당장 큰 영향력이 없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여기에 더해, 연방준비제도(Fed)는 7월 30일 예정된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어 시장 안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비트코인을 포함한 전체 암호화폐 시장 시가총액은 올해 들어 17% 넘게 상승했지만, 최근 들어 4조 달러(약 5,560조 원) 고점을 소폭 하락한 상태다. 관건은 이번 주 발표될 주요 기술기업 실적이 투자 심리를 어디로 이끌지 여부다.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테크 자산의 수익 발표는 비트코인을 비롯한 디지털 자산 가격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편, 미국의 베스트셀러 작가인 로버트 기요사키(Robert Kiyosaki)는 현재 비트코인, 금, 은 모두가 '버블 상태'에 있다며 큰 폭의 조정이 임박했다는 경고 메시지를 남겼다. 그는 "돼지는 살찌지만 탐욕스러운 돼지는 도축된다"는 격언을 인용하며 과도한 투자를 경계할 것을 당부했다. 정확한 매수 시점은 '거품 붕괴 이후'라는 개인적인 계획도 밝혔다.

이처럼 혼재된 시장 시그널 속에서 비트코인의 다음 행보는 고래들의 의중, 글로벌 경제 변수, 기술주 실적 등 복합적 요소들의 영향을 동시에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자들은 단기 수익 유혹보다는, 방향성과 흐름 파악에 더욱 집중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