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XRP)이 최근 24시간 동안 약 9조 7,300억 원(70억 달러)의 시가총액을 증발시키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급락은 XRP 가격이 순식간에 3.51달러에서 3.42달러로 하락한 뒤 일부 반등하며, 단기간 내 급격한 매도세가 발생했음을 보여준다. 이와 같은 급변은 지난 몇 주 동안 관측된 XRP 상승세 이후 나타난 첫 뚜렷한 조정 신호로 해석된다.
XRP 시가총액은 약 299조 8,500억 원(2,150억 달러)에서 약 289조 1,200억 원(2,080억 달러)로 하루 사이 약 10조 7,300억 원 이상 감소했다. 이는 해당 기간 암호화폐 시장 전반에서 1.1%의 시총 하락과 함께 총 약 7,720억 원(5억 5,600만 달러) 규모의 포지션이 청산되는 상황과 맞물린다. 비트코인(BTC) 또한 6월 이후 처음으로 ETF 자금 유출을 겪으며, 시장 전체의 냉각 기류를 확인시켰다.
이러한 가격 조정은 단순한 기술적 요인뿐 아니라 심리적 요인도 크게 작용했다. 규제 호재 이후 이어졌던 ‘후광효과’가 사라지며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 심리가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XRP가 2주 만에 50% 이상의 상승폭을 기록한 후 자연스러운 되돌림(조정) 국면이 시작된 셈이다. 수십조 원대의 시총을 보유한 자산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이 갑작스럽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다.
시장에서는 이번 하락이 상승장이 종료됐다는 신호일 가능성을 두고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알트코인에 대한 과도한 레버리지 노출이 다시 비트코인 수준에 근접함에 따라 '디레버리징(차입 축소)'이 촉발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했다. 과거 사례를 보면, 유사한 상황에서 시장은 가파른 하락 압력에 노출되곤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아직 본격적인 약세 전환이라기보다는 과열 진정 국면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XRP는 여전히 중장기적인 기술적 지표에서 강세 흐름을 유지하고 있으며, 글로벌 경제 지표 및 규제 이슈 등 추가 변수에 따라 재반등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평가다.
현재 XRP는 단기적인 매물 소화를 거치면서 새로운 추세 전환의 기로에 서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하락을 ‘건강한 조정’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상승세가 멈췄다는 성급한 판단보다는 향후 시장 신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