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헬스케어 상장사, XRP 보유 선언…실사용 결제 도입 나서나

| 손정환 기자

미국 플로리다에 본사를 둔 제약유통 기업 웰지스틱스 헬스(Wellgistics Health)가 이례적인 행보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이 회사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XRP를 재무 자산으로 보유하겠다는 서류를 제출하며, 미국에서 처음으로 XRP를 재무 전략에 통합한 상장 헬스케어 기업이 될 계획임을 밝혔다.

웰지스틱스는 지난 5월, 글로벌 투자사 LDA 캐피탈로부터 5,000만 달러(약 695억 원) 규모의 자금조달 계약(ELOC)을 체결한 바 있다. 이를 바탕으로 채권 발행 및 다양한 방식의 자금 조달을 통해 XRP 보유량을 단계적으로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단순한 보유를 넘어, 회사는 XRP를 실물 경제에 활용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해당 전략은 XRP 레저(XRPL)를 기반으로 한 결제 시스템의 도입과 더불어, XRP를 대출 담보로 활용해 재무적 유동성을 확보하는 방안까지 포함한다. 법률 전문가 빌 모건(Bill Morgan)은 이번 SEC 서류를 두고 단순한 보유를 넘어서는 다층적 전략이라고 평가하며, 웰지스틱스가 실제 제품/서비스 흐름에서 XRP를 활용하려는 의지를 보여줬다고 해석했다.

회사 측은 향후 약국 등 파트너사들과의 실시간 결제에 XRP를 활용할 계획이며, 지분을 늘려 보유 XRP를 통한 현금흐름 창출까지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계획이 진정한 사업 전략인지, 투자자 유치를 노린 마케팅 포인트인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마크 페이글(Marc Fagel) 전 SEC 책임자 역시 회계 감사 보고서를 근거로 이 회사를 “매출 적고 순손실 지속, 자산 부족, 사업 존속 우려까지 나오는 회사”라고 지적하며, XRP 전략이 실사용보다는 투자자 유치용 '포장'일 수 있음을 경고했다. 그러나 모건은 이는 테슬라($TSLA), 마이크로스트래티지($MSTR), 메이투 등 기존 기업들이 비트코인(BTC)을 활용했던 것과 같은 장기 흐름의 일부일 수 있다고 반론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웰지스틱스가 XRP를 현금보다 더 나은 자산이라고 보고 보유 전략을 짠 것인지, 아니면 완전히 새로운 결제 시스템에서 XRP의 유동성을 활용하려는 것인지 물었다. 이에 대해 모건은 두 가지 다 해당될 수 있다고 답했다.

이번 사례가 실현된다면 XRP가 '기관용 자산', '투기성 토큰'이라는 기존 인식을 넘어서 실제 사업성과를 만들어내는 수단으로 자리매김할 수도 있다. 그러나 웰지스틱스가 정작 사업 흐름에 XRP를 활용하지 않고, 단순한 자금 모집 수단으로만 사용한다면, XRP 유틸리티에 대한 반박 논거는 약화될 수밖에 없다.

기업이 약속한 전략을 실제 이행해 나가느냐가 XRP의 내재 가치를 입증하는 결정적 변곡점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향후 행보에 업계 전체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