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록 주도, 이더리움 ETF 16거래일 연속 자금 유입… 총 12조 원 몰렸다

| 김민준 기자

미국에 상장된 현물 이더리움(ETH) 상장지수펀드(ETF)들이 16거래일 연속 자금 유입이라는 기록을 이어갔다. 블랙록($BLK)의 'iShares 이더리움 트러스트(ETHA)'가 단연 두각을 나타내며 기관 수요가 여전히 강하다는 점을 보여줬다.

암호화폐 데이터 플랫폼 소소밸류(SoSoValue)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현물 이더리움 ETF 전체에 유입된 순자금은 총 4억 5,272만 달러(약 6,289억 원)에 달했다. 이로써 현물 기반 이더리움 ETF는 16거래일 연속 자금을 유치하며, 강세장을 굳히는 모습이다.

이날 자금 흐름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펀드는 블랙록의 ETHA다. 단 하루 만에 4억 4,010만 달러(약 6,111억 원)를 끌어들이며 압도적인 유입 실적을 기록했다. 총 운용자산(AUM)도 106억 9,000만 달러(약 14조 8,541억 원)로, 미국 현물 이더리움 ETF 중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기관 투자자들이 비트코인(BTC)에 이어 이더리움에 대해서도 신뢰를 높이고 있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블랙록에 이어 비트와이즈의 ETHW는 995만 달러(약 138억 원), 피델리티의 FETH는 730만 달러(약 102억 원) 순유입을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 반면, 그레이스케일의 ETHE는 여전히 2,349만 달러(약 327억 원) 규모의 순유출을 기록하며 부진을 이어갔다. 누적 기준으로는 이미 42억 9,000만 달러(약 5조 9,631억 원)가 빠져나가, 전체 현물 이더리움 ETF 중 손실 규모가 가장 크다.

현재까지 미국 현물 이더리움 ETF에 유입된 누적 순자금은 93억 3,000만 달러(약 12조 9,087억 원)이며, 총 순자산 규모는 206억 6,000만 달러(약 28조 6,174억 원)에 이른다. 이는 이더리움 전체 시가총액의 4.64%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거래량도 활발해, 4일 하루 동안의 ETF 거래액은 15억 달러(약 2조 850억 원)에 달했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행정부 시절 규제 기조와 다른 바이든 정부의 감독 아래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ETH ETF를 승인하면서, 기관의 입장이 긍정적으로 전환됐다는 평가다. 이더리움 ETF의 흐름은 단기 수요를 넘어, 암호화폐 시장 내부의 유동성과 투자 우선순위에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로 해석된다.